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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보다 질로 전환한 서울대 연구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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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보다 질로 전환한 서울대 연구 평가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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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교수 연구업적을 평가할 때 지금까지 주요 기준으로 활용해온 논문 편수 대신에 논문의 질을 가장 중시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새 기준은 교수의 신규임용이나 승진심사 때 두루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교수들이 논문 편수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질 높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연구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연구의 양적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이다.

누차 지적된 일이지만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포함한 전체 국력수준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가장 권위 있는 평가로 인정받는 영국의 QS더타임스 평가에서 지난해 서울대가 50위권에 처음 들었고 200위권 안에 우리나라의 5개 대학이 포함되는 약진을 이뤘지만, 주변 일본 중국의 명문대들과 비교해서도 아직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발전도 최근 몇 년 동안 각 대학이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를 크게 강화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대학가의 연구업적 평가가 지나치게 양적 측면에 기울어져있어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게 지적돼왔다. 인용가치가 별로 없는 부실한 논문들이 양산되고, 제자들의 연구에 '제2저자'식으로 무임승차해 편수를 채우는 일들이 그것이다. 실제로 SCI급 과학논문에서도 한국대학의 경우 논문편수에 비해 논문 인용률은 크게 못 미친다. 정량적 평가가 어느 정도 연구분위기와 기초를 다지는 데는 기여했지만 이제는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함을 뜻하는 사례다. 서울대의 시도는 그래서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가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함과 함께 당장의 취업 목적이 아닌, 멀리 내다보고 공부하는 학생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한 대목도 눈에 띈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기초학문에서의 연구성과가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의미 있는 방향 설정이다. 서울대의 시도를 반갑게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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