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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메모] 김수경 자진 2군행… 아름다운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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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메모] 김수경 자진 2군행… 아름다운 양보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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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선발 투수 김수경(31)이 스스로 2군으로 내려간 것이 화제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수경이가 자진해서 2군으로 내려가겠다고 요청해 그 뜻을 받아들였다. 팀을 위하는 모습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전날 삼성전에서 3과3분의1이닝 동안 9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김수경은 김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 2군으로 내려가 훈련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김수경은 김 감독과 만나기 전에는 정민태 투수코치, 주장 이숭용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수경은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고참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있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것 같다. 2군에서 내려가서 몸을 만들고 싶다"고 김 감독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

김 감독은"이제 1경기를 던진 것 뿐이다. 1군에서 몇 경기 더 던져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렸지만 김수경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수경은 2군에 내려갈 경우 연봉이 삭감되는 불이익까지 감수하고 선수생활의 배수진을 쳤다.

김수경은 김 감독에게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2군에서 열심히 하겠다. 죽기살기로 해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1군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2군에서 성적이 나오면 1군으로 불러달라"고 한 뒤 김 감독과의 면담을 끝냈다.

김 감독은 "수경이는 현대시절부터 함께 한 제자라서 그런지 마음이 더 짠하다. 스스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애제자의 부활을 간절히 기원했다.

이숭용도 "수경이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지난해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서 "수경이는 나이도 젊고 훈련도 열심히 하는 성실한 후배다. 빠른 시간 안에 1군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대구=노우래기자 spor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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