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 본거지였던 북서변경주(州) 페샤와르의 미국 영사관이 5일 탈레반의 집중공격을 받았다. 미국인들의 피해는 없었으나, 외부 경비병 등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또 인근에서는 정당의 대중집회를 노린 테러가 발생해 최소 38명이 죽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페샤와르에 있는 미국 영사관 앞 초소에 2대의 차량에 나눠 탄 6명의 무장괴한이 들이닥쳤다. 영사관 내부로 진입하려던 이들은 경찰의 제지를 받자 3차례 폭탄을 터뜨리고 경비 중이던 경찰관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파키스탄 탈레반 최대분파는 이날 AFP통신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이 영사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영사관 테러 직전 인근 디르지구에서 열리고 있던 지역 정당의 대중 집회 행사장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40여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의 대테러 작전이 강도를 높여가면서 파키스탄 정부군도 북서부 국경지대의 탈레반과 알카에다 소탕전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궁지에 몰린 무장세력들이 파키스탄의 주요 도시에서 보복성 테러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YT는 "탈레반에 대한 공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들이 얼마든지 공격목표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3년간 보복성 테러로 인한 희생자는 3,000명을 넘어섰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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