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ㆍ북 한강변을 띠처럼 두르고 있는 콘크리트 호안(護岸ㆍ비탈 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시설하는 공작물)이 갯버들 같은 식물이 살아 숨쉬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5일 잠실과 이촌 등 한강공원 51㎞ 구간에 걸쳐 있는 콘크리트 호안을 2014년 말까지 모두 걷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실시되는 것으로, 시는 인공 콘크리트 블록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모래를 깔거나 갈대나 갯버들 등을 심어 자연친화공간으로 꾸민다.
친환경 호안은 물살이 느린 퇴적부와 물살이 센 부분이 서로 다르게 지어진다. 둔치 폭이 넓고 여유 있는 구간에는 완경사면 호안을, 폭이 협소하고 옹벽이나 지장물이 있는 구간은 돌을 쌓아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몸을 숨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자생식물을 육성하고, 한강변 모래사장에서 뛰어 놀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된 강서생태공원 구간에서 멸종위기 Ⅱ급인 큰기러기와 황조롱이 등 23종이 관찰되고, 개체 수도 복원 전 6,251개체에서 7,513개체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강 자연형 호안 조성사업'은 한강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30년 전인1980년대에 정부는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강변을 콘크리트로 말끔히 정리하는 사업을 벌였다. 당시 홍수예방 목적으로 추진됐는데 한강둔치가 쾌적해진 대신 한강의 동ㆍ식물들이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는 그 때 만들어진 콘크리트 호안을 모두 철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80년대에 독일 미국 일본은 복개천을 부수고 옛날의 하천 형태로 돌아가는 추세였는데, 한강도 이제 생태복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며 "80년대에는 뚝섬 백사장도 직선화해 형태를 유지하는 효과를 노렸다면 이번 사업은 한강변 퇴적구간은 오히려 완만한 백사장이 형성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업으로 한강물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고 말한다. 또 여름철 침수 시 정체된 수로의 해충 발생이나 수초 관리가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시는 2007년부터 작년까지 1단계로 암사ㆍ강서생태공원과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등 한강공원 21㎞ 구간에서 콘크리트를 제거했다. 올해 8월부터 내년 말까지는 2단계로 망원, 잠원 등 28㎞ 구간을 철거한다. 2012년 3월부터 2014년 말까지 광나루 등 3단계 23㎞를 없애면 2014년 말까지 82㎞의 한강 호안 중 72㎞가 자연형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박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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