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이 느려지는 조금 때를 맞춰서 속도를 높이던 천안함 선체 인양 작업이 또 다시 강풍에 주춤거렸다. 천안함 침몰 사고 14일째인 8일 오전 함수 침몰 해역에선 체인으로 선체를 묶는 작업이 처음 성공하는 듯 했으나, 오후 들어 바람이 거세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오전 정조시간 대 작업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함수 인양을 맡은 해양개발공사는 소형 크레인을 실은 바지선 '중앙호'와 예인선 2척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체인 연결 작업에 들어갔다.
전날 함수 주위에 유도색(誘導索) 2개를 연결하는 성과를 보인 덕택에 이 유도색을 따라서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함수를 들어올리는 데 필요한 체인은 4개. 군과 민간 인양업체는 이날 2개의 체인을 연결하고 나머지 2개도 2~3일 내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기상 상황이 좋으면 11일께 함수를 물 위로 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전 작업 한 때 직경 90mm의 체인 2개가 함수 밑부분으로 파고들어 'U' 모양을 그리며 함수를 묶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체인이 강한 바람과 조류에 흔들리면서 함수 밖으로 빠지는 과정이 되풀이됐다. 결국 이날 오후 들어 바람이 초당 9~13m로 더 강하게 불고 파도도 2~2.5m로 높게 일어 인양업체는 체인을 거두고 침몰 해역에서 철수했다. 해양개발공사 관계자는 "기상이 좋지 않아 작업을 중단하고 오후 3시40분께 대청도로 피항했다"며 "체인 연결작업 속도를 낼 수 있었는데, 바람이 계속 발목을 잡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함미 부분 인양작업은 함수 부분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체인 연결의 전 단계인 유도색 설치도 못 한 상태다. 함미 인양을 맡은 88수중개발과 유성수중개발은 이날 오전 유도색 설치 지점을 찾기 위한 수중 탐색 작업을 벌였으나, 오후 5시 30분께 대청도로 피항했다. 인양업체 관계자는 "유도색이 설치될 함미의 스크류 추진축 위치를 확인했다"며 "기상이 좋아지면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함수는 함미 보다 그나마 상황이 양호해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 기상 상황이 좋아지면 함수를 먼저 인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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