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한 것은 출구전략만이 아니다. 임박한 한은 임원 및 간부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총재가 취임사에서 "사고와 행태를 바꾸라"며 '한은의 변화'를 강조한데다, 전임 총재와는 달리 외부출신이어서 이번 인사를 통해 어떻게 자기 색깔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이번 인사의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직군제'유지여부. 전임 이성태 총재는 기획, 국제, 조사 등 각 업무 직군별로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사들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하지만 전문성을 높인다는 장점에도 불구, 조직과 인사를 더 경직시킨다는 지적이 많아 과연 김 총재가 이번 인사를 통해 직군제에 입각한 인사를 그대로 끌고 갈 지는 불투명하다. 한은 관계자는 "직군제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빨리 한 직군에서 자리를 잡으려는 문화가 생겼다"면서 "조직개혁과 쇄신을 강조한 신임 총재가 종래의 직군형 인사를 답습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번에 임원승진은 기획ㆍ총무담당과 국제담당 등 2자리. 김 총재가 만약 직군제를 유지한다면, 후보군은 안병찬 국제국장과 장세근 총무국장, 유종열 기획국장 등으로 압축된다. 하지만 직군을 뛰어넘는 인사를 하게 된다면 전한백 금융결제국장과 정희전 정책기획국장 등 '인재 풀'이 한층 넓어진다는 게 한은 내부평가다.
임원인사에서 탈(脫)직군형 인사가 단행된다면, 후속 국ㆍ실장급 인사에서도 직군을 뛰어 넘는 파격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는 200명의 박사들이 있다"는 김 총재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박사급 인재의 외부 영입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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