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가 그제 국내 판매 차량의 대량 리콜 방침을 밝혔으나 되레 뒷말이 많다. 이번 리콜은 2005년 11월29일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판매된 렉서스 ES350 1만1,232대를 비롯해 캠리 1,549대, 캠리 하이브리드 203대 등 모두 1만2,984대가 대상이다. 운전석 바닥 매트가 고정되지 않아 앞으로 밀리는 바람에 가속 페달이 끼여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뒤늦은 리콜 결정은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의구심은 오히려 커졌다. 도요타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똑같은 이유로 380만대를 리콜했을 때 "한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바닥매트는 한국에서 주문 생산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도 맞장구를 쳤다. 도요타 차량의 안전문제가 세계적 논란이 됐던 지난 2월 국토부는 "국내 판매 도요타 차량의 매트는 미국서 판매된 것과 달라 괜찮다"고 말했다.
그런데 6개월이나 지나 말이 바뀌었으니, 국민의 안전을 놓고 정부와 도요타가 장난을 친 셈이다. 정부는 도요타가 작년 10월부터 사용한 신형 매트를 2월에 조사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그 뒤 성능연구소에서 정밀조사 한 결과 문제가 드러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도요타가 늑장 리콜과 함께 소비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내심 불만을 표시한 것도 정부의 모호한 태도 탓이 크다.
도요타 사장이 진작에 미국 의회에 출석하거나 중국을 찾아 소비자들에게 직접 사과한 점에 비춰봐도 이번 리콜은 도무지 석연치 않다. 감사원이 의혹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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