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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르자이 잇단 독설에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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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르자이 잇단 독설에 뿔났다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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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관계가 악화일로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잇따른 서방국 비난 발언에 미국이 다음달 12일 예정된 그의 방미를 취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일각에서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마약 복용설을 비롯해 "아프간에 추가 미군 병력 증강도 중단해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카르자이 대통령 방미와 관련 "그가 향후 어떻게 나올지 확실히 평가할 것"이라며 "양국간 정상회담이 건설적인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전날 "방미는 유효하다"고 밝힌 것을 180도 뒤집은 것으로 카르자이의 향후 처신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기브스 대변인은 또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프간 지도자"라며 확답을 피했다가 재차 같은 질문이 나오자 "그의 발언엔 문제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 비난도 나오고 있다. 피터 갈브레이드 전 아프간 특사는 6일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의 마약 복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의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문제삼았다. 갈브레이드는 "카르자이는 매우 감정적이며,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며 "그는 아프간 최대 수출품(마약)에 매우 집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갈브레이드 전 특사는 또 카르자이 대통령이 있는 한 미군 증파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간 미군의 임무는 믿을만한 파트너가 없어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며 "왜 소중한 목숨과 돈을 낭비하며 미군이 그곳에 가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미국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 당장 탈레반 최대거점인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격을 앞둔 미국으로서는 대안이 없는 카르자이를 내치기 쉽지 않다. 미 언론들은 카르자이도 이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msnbc는 "현재 미국으로서는 다른 옵션이 없다"고 보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최근 문제 발언

▦1일-"지난해 대선 과정의 부정은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려는 서방과 유엔의 음모"

▦3일-"서방이 나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면 탈레반에 합류하겠다"

▦4일-"여러분(부족장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군사) 작전은 없다"(스탠리 맥크리스털 연합군 사령관이 참석한 칸다하르시 부족장 회의서)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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