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33)은 올시즌 거포 변신을 선언했다. 99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홈런 고지를 밟지 못했던 홍성흔은 생애 첫 20홈런을 목표로 힘을 키웠다.
하지만 홍성흔은 시범경기에서는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홈런은 1개에 그쳤고 타율은 1할6푼2리(37타수 6안타)에 그쳤다. 시범경기 부진은 정규 시즌에도 이어지면서 팀이 개막 5연패에 빠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홍성흔이 해결사 본색을 되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홍성흔은 7일 부산 LG전에서 그랜드 슬램 포함, 혼자 6타점을 쓸어담는 원맨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홍성흔은 1회 2사 만루에서 LG 에이스 곤잘레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125m짜리 시즌 3호이자 개인 통산 5호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전날 백스크린을 때리는 중월 솔로 홈런에 이은 2경기 연속 아치. 홍성흔은 4-0으로 앞선 6회 1사 2ㆍ3루에서도 2타점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홍성흔은 경기 후"곤잘레스가 몸쪽 승부를 즐겨 그 볼을 노리고 친 것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경기 전 김무관 타격코치가 하체를 이용한 자신있는 스윙을 하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타율은 신경쓰지 않고 적극적인 스윙을 하겠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어깨 부상에서 컴백한 에이스 조정훈이 힘을 냈다. 지난 해 공동 다승왕(14승)을 차지한 조정훈은 LG전에 첫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첫 승을 신고한 조정훈은 최근 5연승, 홈 5연승의 신바람을 이어갔다.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개막 5연패 부진에 빠졌던 롯데는 홍성흔과 조정훈의 활약에 힘입어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면서 하위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봉중근-이상훈 파문'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LG는 3연패 늪에 빠지면서 한화와 공동 꼴찌(2승6패)에 머물렀다. 이 경기는 1시간 57분 만에 끝나 2003년 10월 2일 인천 SK-KIA전(1시간 59분) 이후 6년 6개월여 만에 2시간 이하 경기로 기록됐다.
대구에서도 삼성이 '왕년의 에이스' 배영수의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의 역투에 힘입어 넥센을 3-1로 제압하고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배영수는 최근 10연패 사슬을 끊고 2009년 4월28일 대구 넥센전 이후 344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한화를 8-2로 대파하고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7승1패)를 굳게 지켰다. 5이닝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친 두산 선발 히메네스는 3승 무패로 다승 부문 단독선두로 나섰다. KIA 서재응과 SK 엄정욱의 첫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인천에서는 서재응이 판정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KIA 5-3 승. 지난 2003년 SK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KIA 감독은 친정팀과 스승 김성근 감독을 제물 삼아 통산 400승을 올렸다. SK는 3연패.
대구=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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