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주요 20개국) 체제’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높여준 국가간 협의체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만년 약자(Under Dog)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등장한 ‘G20 체제’에 합승해 국제 질서 논의의 핵심 당사자가 됐다.
그러나 최근 내부 결속력이 약화하고, 20개국에서 제외된 국가들의 견제로 G20체제가 임시기구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외교통상부 안호영 통상교섭조정관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는데, 그는 지난달 ‘G20 대사’로 임명돼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5차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핵심 관계자이기도 하다.
안 조정관은 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국가간 쿼터 재배정 등 해묵은 국제 문제가 G20 체제를 통해 해결 가닥을 잡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공식 논의기구에서 배제된 국가의 의견 수렴을 위해 ‘G20 대사’까지 만드는 등 G20 체제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 경제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비G20 국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기존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 위치인 한국의 중요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 조정관은 대사로 임명된 뒤 국제기구와 ‘비G20’ 국가와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는데, 짧은 기간인데도 일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안 조정관은 “과거 4차례의 정상회의와 달리, ‘비G20’ 국가에도 귀 기울이는 ‘5차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연내 3차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정상회의 폐막 직후에도 그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빌 클린턴 등 50여개국 70여명의 전직 국가원수로 구성된 ‘마드리드 클럽’도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회동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으며, 스위스와 베트남 등 27개국으로 구성된 3G(global governance group) 국가와도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 조정관은 “G20 체제를 위험성 높은 벤처기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결코 망하지 않는 영속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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