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길음뉴타운에 저소득 세입자들이 이주 걱정 없이 입주할 수 있는 ‘순환용 임대주택’이 들어선다. 민간 재개발 사업에 철거민을 위한 임대 아파트가 별도로 지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는 7일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제5재정비촉진구역에 순환개발 방식의 재정비촉진계획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순환개발이란 재개발 구역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한꺼번에 짓는 기존 개발 방식과 달리, 구역 내에 임대주택을 먼저 건립해 세입자나 원주민을 이주시킨 뒤 본공사 이후 원주민이나 세입자를 새 아파트에 입주시키는 방식이다.
서울 시내에서 과거 주택공사가 관악구 신림1지구와 신림2-1지구에 적용한 사례가 있지만 민간 재개발사업자가 철거민들을 위해 별도의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환용 임대주택은 월평균 가계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의 70%이하이면서 길음뉴타운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한 저소득 세입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시는 이들이 재개발사업 후에도 계속 거주를 희망하면 자격이 유지되는 한 이를 허용할 방침이다.
길음동 175번지의 길음5구역(3만5,388㎡)에는 지상 22~28층 아파트 7개 동(571가구)이 들어선다. 이 중 순환용 임대주택은 기존 어린이공원 부지에 한 개 동 114가구 규모로 건립된다. 길음5구역의 경우 임대주택이 총 건립 가구의 20%로 임대아파트 의무 건립비율(17%)을 초과해 조합 측은 8.2%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 받는다.
시는 길음5구역에 이어 기존 임대주택을 활용하거나 신규 물량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순환용 임대주택을 2015년까지 최대 5,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통해 세입자의 주거 안정과 함께 이주 문제를 둘러싸고 일었던 세입자와 조합 간의 갈등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순환용 임대주택이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전ㆍ월세난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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