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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미래의 스티브 잡스 키우는 'T아카데미'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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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미래의 스티브 잡스 키우는 'T아카데미' 가보니…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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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안드로이드 개발 1세대를 꿈꾼다

# "냉장고에 식재료를 넣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 남은 유통기간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유통기간 얼마 남지 않은 재료의 다양한 요리법까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만들 거예요. 누구에게나 유용한 응용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요? (웃음)"(이현덕ㆍ여ㆍ22ㆍ숭실대 미디어학부 4년)

# "제가 아무리 자격증이 많고, 프로그램 기술이 뛰어난들 뭐합니까. 통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데...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수업에 들어왔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도전을 하는 거죠."(이상미ㆍ여ㆍ38ㆍ프리랜서 프로그래머)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동에 위치한 T아카데미 2층.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챌린지 1'에 입상한 박성서 강사(소셜&모바일 대표)의 설명에 수강생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수업에 열중이었다. 이들은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과정 수강생들로, 4.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 과정에 참여했다.

T아카데미는 SK텔레콤이 휴대폰 사관학교를 지향하며, 미래의 휴대폰 소프트웨어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설립한 휴대폰 전문교육센터. 교육비가 전액무료인데다 다양한 전문분야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전문가 과정은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강의 중 하나.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마켓은 서비스 된 지 1년 만에 전세계 24개국에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이 3만개 이상 거래됐다. 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전세계 40여개국에 650만대(2009년)가 팔렸고, 2014년 7,2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아이폰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운영체제이지만,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 '1인 기업'시대의 떠오르는 사업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강생 20명도 안드로이드 개발자 1세대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고 있었다.

T아카데미는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지난달 29일부터 10주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론과 실습을 배우기에도 시간이 너무 빠듯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반에서 가장 막내인 이현덕씨는 "스마트폰이 활성화하면서 미래엔 직업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안드로이드가 보편화하기 전에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 싶단 욕심이 들었어요. 지난주에는 이론을 배웠고, 5일부터 실기를 병행하는 데 강사님이 워낙 유명한 개발자다 보니 책에 없는 단축키, 노하우 등 유용한 팁을 많이 배워요"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반 수강생들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프리랜서, 가정주부, 전 회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수업을 듣는다. 그러다 보니 경쟁적으로 서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면서도 혹시나 누구 하나 도태될까 신경 쓰면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있다.

'1인 기업인'을 꿈꾸는 최대희(24)씨는 "증강현실처럼, 사진을 찍으면 모든 사물을 영어로 번역해주는 사전을 만들고 싶다"며"또 커플이 주고받는 문자로 애정지수를 분석해주는 응용프로그램 등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도 개발하고 싶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개발자 커뮤니티인 안드로이드펍 운영자이기도 한 박 강사는 "한국이 정보기술 강국이라고 하는데 현실은 많이 뒤쳐져있다"며"스마트폰도 미국은 인프라가 발전한 뒤에 보급됐는데, 우리는 스마트폰 웹 기반 인프라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보급부터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정보에 대한 접근도 차단되어 있어 프로그램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예를 들어 버스정보를 제공할 때 미국은 대부분 공공정보가 개방되어 있어서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술 개발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정보 없이 개발자의 능력이 뛰어나서 만든 게 대부분"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강사는 "안드로이드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서 1인 기업으로 자리잡으면, 전 세계가 주 무대가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점차 시장이 형성되면 처음에 개인 개발자 단위로 모이던 사람들이 점점 조직화돼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주 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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