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예금 가입을 미뤘더니 최근 오히려 금리가 떨어져 당황스럽습니다. 올해 초 연 5%에 근접했던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초반까지 하락했는데, 대안이 없을까요?
A)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2.0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13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였고, 올 6월까지는 금리인상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의 증가,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 국제 원자재가격 움직임 등을 보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각 금융기관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이번 주에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정기예금 이자로 생활하시는 고령 금융소득자와 목돈을 마련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힘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정기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상품(ELS나 ELD)이 있으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오히려 제로 금리가 되므로 정기예금+α를 원하시는 투자자에게는 적절치 않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 즉 ABCP 상품을 권해드립니다.
ABCP는 유동화 전문 특수목적회사(SPC)가 매출채권, 오토론, 회사채, 자산담보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을 말합니다. 대부분 이미 발행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몇 개월 단위로 ABCP를 차환 발행합니다. 몇 개월 단위의 단기자금인 만큼 ABS채권 금리보다는 낮아, 유동화 전문회사는 그 금리 차이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투자기간은 1~12개월 사이로 다양하게 발행되고 있습니다. 투자기간과 리스크 수준에 따라 수익률도 연 3.5~7%대로 다양하며, 금리 수준이 정기예금보다 적게는 0.5%포인트에서 많게는 3.5%포인트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단위 사업별로 100억~2,000억원 규모로 발행이 되지만, 신용등급이 높고 수익률이 높은 ABCP는 발행과 동시에 마감되기도 합니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안 낮은 정기예금 금리에 실망하는 투자자는 ABCP를 잘 골라 투자하면 좋은 재테크수단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상품이 다양하고 부실화 가능성도 있는 만큼 사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ABCP를 선별할 때는 먼저 기초자산이 어떤 자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부동산 관련 ABS인지, 미래의 현금흐름을 유동화한 매출채권인지를 확인하고, 제공하는 회사의 사업성도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신용보강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신용보강을 한 기업의 신용도와 사업성도 점검해야 합니다. 신용보강 방법은 지급보증, 연대보증, 매입보장, 신용공여 등 다양합니다.
셋째, 신용평가기관이 부여한 신용등급을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A1~A3인 ABCP를 투자적격 어음으로 보지만, 은행에서는 신용등급이 A2이상인 ABCP를 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최근 부동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아파트 건설에 투자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부실화가 심화하면서 이와 연관된 ABCP의 투자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중하게 잘 골라 투자한다면 저금리를 극복하는 대안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은행에서 판매하는 ABCP는 특정금전신탁으로 운용하는데, 은행에서 사전에 투자 위험을 점검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습니다. 빠른 상품정보 취득을 위하여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ABCP는 보통 한시 판매상품이므로 상품 정보를 빨리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남태 국민은행 일산PB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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