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자들은 7일 기자회견에서 "침몰 당시 수초 간격으로 두 차례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의 폭발음은 사고 원인과 관련해 어떤 얘기를 해 주는 것일까.
이중 폭발을 상정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잠수함이 격발한 어뢰가 배 밑바닥을 뚫고 들어오면서 1차 폭발, 선체 내부에서 2차 폭발한 경우다. 합동참모본부가 사고 발생 당일 "선체에 구멍이 뚫려 침몰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화약 냄새다. 생존자들은 "사고 순간 화약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선체에서 폭발했다면 자연히 화약 냄새가 진동해야 한다. 또한 직접 선체를 뚫고 들어오는 것은 일반적인 어뢰의 공격 방식이 아니다. 선체 내부에서의 어뢰 폭발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이유다.
다음으로 배 아래 바깥쪽에서 어뢰가 폭발해 충격이 발생하고, 이어 버블제트(bubble jet) 효과로 물기둥이 치솟아 배를 두 동강 내는 경우다. 이렇게 됐다면 소리는 두 번 나고, 화약 냄새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관통 어뢰와 달리 이 어뢰는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야 한다. 그런데 배의 진행 방향을 감시하는 좌우 1명씩의 견시(見視) 병사 모두 이날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야간 등화관제 상황이어서 이들 말고는 당시 상황에서 물기둥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승조원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의 주장에도 한계가 있다. 이날 다른 병사는 "견시가 360도 전체를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견시는 함수 부분인 함교 옆에 위치하고 절단면은 그 뒤쪽에 있기 때문에 후방을 주시하지 않았다면 사고 현장을 제대로 목격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어뢰 가능성에 대해 최원일 천안함장과 소나 탐지병 등은 모두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어뢰가 적을 향해 음파를 쏘면서 목표를 찾는 능동형이 아니라 적 함정의 소리를 들어 공격하는 수동형인 경우 어뢰의 모터 소리가 함정의 스크류 소리에 묻히기 때문에 온전히 탐지하기 어렵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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