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이가 해주니 경기가 쉽게 풀렸다"(허재 전주 KCC 감독)."김동우가 4강 플레이오프 때만큼 못하니 편하게 투입할 수가 없다. 아쉬운 부분이다"(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
KCC의 승리로 끝난 3차전 직후 양 팀 감독의 말이다. 포워드 싸움에서 밀리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없다는 두 감독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양팀의 스몰포워드 추승균(36)과 김동우(30)의 활약에 남은 챔프전 농사가 달려있는 셈이다.
3차전 반격의 선봉에는 KCC 추승균이 있었다. 추승균은 4일 전주에서 열린 3차전에서 19점 4리바운드를 올리며 11점차 완승에 앞장섰다. 공격에서는 승부처인 3쿼터에만 13점을 쏟아 부으며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한 몫 했고, 수비에서는 '에이스'함지훈을 악착같이 봉쇄. 단 10점으로 묶었다. 1,2차전에서 평균 25.5점 7리바운드를 올리며 KCC 골밑을 쉽게 공략하던 함지훈도 추승균의 찰거머리 수비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4차전도 추승균의 투혼을 앞세워 포워드 싸움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KCC는 가벼운 마음으로 잠실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모비스는 '장신 슈터' 김동우의 부진에 애가 탄다. 김동우는 이번 챔프전 3경기에서 2점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1차전에서 자유투로 넣은 2점이 전부. 전매특허인 3점슛은 10번을 시도했지만 단 한 번도 림을 가르지 못했다. 원주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고감도 3점포는 물론 수비에서도 동부의 외국인 선수 마퀸 챈들러를 잘 틀어막았던 솜씨가 이번 챔프전에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모비스의 '외곽 트리오' 가운데 박종천과 김효범은 1,2차전에서 이미 '손맛'을 봤다. 김동우만이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셈. 모비스가 김동우의 큰 키(196㎝)를 이용, 상대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장신 슈터의 부활이 절실하다. '김동우 카드'를 쉽게 빼들 수 있어야 '만수' 유재학 감독의 벤치 파워가 빛을 발할 수 있다.
박수교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남은 경기의 핵심은 추승균의 수비다. 공격 가담을 줄이더라도 추승균이 함지훈 수비에 집중한다면 KCC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해설위원은 이어 "모비스가 안 풀렸던 경기는 대부분 외곽포가 침묵한 날"이라면서 "김동우의 외곽포가 터져준다면 김효범과 박종천도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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