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돈나 강수진(43)이 고국을 찾았다. 자신이 기획하고 출연하는 '더 발레'(9~11일ㆍ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을 앞두고 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최근 한국에 슬픈 일이 많았지만 공연을 통해 위로하고 슬픔을 승화시키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공연에서 강수진은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 가운데 9편을 엄선, 역대 파트너들과 호흡을 맞춘다. 서호주발레단 예술감독인 이반 카발라리,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마레인 라데마케르와 제이슨 레일리가 그들이다. 카발라리는 강수진의 요청으로 10년 만에 무용수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강수진의 대표작 '까멜리아 레이디' 하이라이트에서는 신예 피아니스트 지용, 마리카 부르나키도 협연한다. 지용은 "줄리어드에 입학한 뒤 무용하는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연주 중 몸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며 "강수진 선생님과 첫 공연을 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강수진은 "발레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명쾌한 작품들로 골랐다"며 "라흐마니노프, 쇼팽 등 대중적 선율도 귀를 즐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키호테'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등 다른 갈라 공연의 단골 레퍼토리를 배제하고 두 편의 초연작을 소개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강수진은 파트너 제이슨이 자신을 5분간 내려놓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는 '애피(Affi)'라는 작품을 특별히 추천하기도 했다.
강수진은 "발레는 나에게 수도(修道)와 같기 때문에 나이를 먹을수록 더 큰 희열을 얻고 있다"며 "언젠가 은퇴한 뒤에는 한국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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