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20ㆍ고려대)가 힐러리 클린턴(63)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가 뒤늦게 공개돼 화제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6일 자신의 블로그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에 김연아의 자필 편지를 올렸다. 스티븐스 대사는 평화봉사단 원어민 교사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던 1970년대에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얻었다.
김연아가 2월26일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에서 금메달을 딸 때 미국 워싱턴에 머물렀던 스티븐스 대사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 때 그 자리에 있었다. 클린턴 장관이 딸 첼시와 전화통화로 김연아의 연기에 대해 얘기하느라 잠을 못 잤다고 말한 사실과 회담 후 기자들 앞에서 김연아에게 못다한 찬사를 보낸 일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 스티븐스 대사는 “더욱 놀랄 만한 일은 며칠이 지나서 김연아 선수가 클린턴 장관의 따뜻한 축하에 감사하는 친필 편지를 클린턴 장관께 보냈다는 사실”이라며 김연아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존경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님께”라며 편지를 시작한 김연아는 “경기를 마친 후 신문을 통하여 너무도 존경하는 장관님께서 저의 경기를 훌륭한 금메달 연기라고 칭찬해주셨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너무 멋있으시고 여성으로서 정말 큰일을 하고 계시는 장관님을 존경해왔기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라며 “앞으로 더 아름다운 연기를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늘 건강하시고 하느님의 은총이 장관님 가정에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라고 끝맺음을 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손으로 직접 쓴 감사 편지는 정말 훌륭한 예의의 표시로 여겨지는데… 김연아 선수의 편지는 어린 나이에 엄청난 명예와 성공을 얻은 사람은 겸손함과 사려 깊은 마음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것이라는 세상의 편견을 불식시켜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감동이었습니다”라고 편지를 접한 느낌을 적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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