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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깜찍한 캐릭터 '캐니멀'에 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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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깜찍한 캐릭터 '캐니멀'에 반했어요"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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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봄. 캐릭터 개발 회사 부즈클럽의 김유경(37) 대표는 직원과 식사를 하던 중 밑반찬으로 나온 참치 캔을 보고 무릎을 쳤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던 그는 동물을 담을 수 있는 틀을 찾느라 연일 밤 잠을 설치고 있었던 것. 김 대표는 참치 캔을 보는 순간 캔 안에 동물을 넣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는 곧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1년 가까운 시행 착오 끝에 고양이와 개를 캔에 넣은 '캐니멀'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캐니멀이 요즘 인기 폭발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캐니멀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자며 부즈클럽과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캐니멀을 주인공을 한 웹 게임을 만들어 앱 스토어, 페이스 북에 올리고 휴대폰 등 삼성전자의 전자기기에 캐니멀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게임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 제공,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니멀은 사실 해외에서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전문 콘텐츠 행사 '밉 주니어'에 출품한 58개국 4만325편 중 스크리닝 인기 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캐니멀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지고 있다. '치킨 런', '월리스 앤 그로밋' 등을 만든 영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아드만(Aardman)과 스페인 BRB, 한국의 EBS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아드만의 마일즈 블로프 대표는 "캐니멀은 아주 참신하고 개성이 넘치고 귀엽기까지 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은 내년 봄 EBS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을 만날 계획이디.

다양한 캐릭터 사업도 진행 중이다. 전통한과 '고시볼'의 해외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인 교동한과는 캐니멀을 주인공으로 하기로 했고 정은교역 등 8개 회사도 캐니멀의 라이센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미의 워너브라더스, 중동의 레인보우 맥스 등과도 상품화 계약을 끝냈다. 김 대표는 "보통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거둔 다음 상품화 사업이 진행되는 데 캐니멀은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도 전에 국내외로 라이센싱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캐니멀의 성공 이유에 대해 "웹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예측이 들어 맞았고 캐릭터 개발 때부터 애니메이션, 게임은 물론 라이센싱 사업까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한 전략을 택한 게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캐릭터 회사들이 애니메이션, 게임 등 한 가지만 생각하고 사업에 뛰어들고 비록 그 분야에서 성공을 해도 또 다른 영역으로 확장을 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캐릭터 사업의 최종 성공은 라이센싱 사업에 달려 있고 이를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0년 친형 김부경 부즈 대표와 캐릭터 사업에 함께 뛰어든 김 대표는 '뿌까' 로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두 사람은 동양 소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뿌까로 2003년부터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등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해외에서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 120여 개 나라에서 인형, 의류, 구두 등 3,000여 종의 상품으로 약 170억 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리는 등 4,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뿌까는 최근 고급 패션 상품 캐릭터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도 캐릭터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고 해 다행스럽다"면서도 "5년, 10년을 내다보는 꼼꼼한 계획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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