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 '아웃 오브 콘텍스트' 유일 한국인 단원 예효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 '아웃 오브 콘텍스트' 유일 한국인 단원 예효승

입력
2010.04.09 05:20
0 0

기괴했다. 몸은 뒤틀리고 얼굴의 모든 근육을 동원한 표정은 일그러졌다. 무대 장치라고는 마이크 두 대가 전부. 속옷만을 걸친 아홉 명의 무용수는 갓난아기의 서툰 몸짓과 동물의 습성을 빼닮은 행위를 반복하며 원초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2, 3일 서울 구로아트밸리에서 공연된 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의 현대무용 '아웃 오브 콘텍스트(문맥 이탈)_피나 바우슈를 위하여'는 낯섦의 연속이었다. 아시아 초연작이기도 하다. 가령 임신한 모습의 남자가 등장하고, 무용단의 유일한 한국인 무용수 예효승이 프랑스인의 정서가 녹아든 '아이샤(Aicha)'라는 국민가요를 열창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몸짓은 어색함이 없었다. 무용수의 개인사를 반영한 안무는 개개인의 몸에 달라붙어 있었고, 그들이 이따금 부르는 노래는 세계인의 애창곡으로서 대중성을 획득했다.

5일 만난 예효승(36)은 "이 작품을 안무한 알랭 플라텔은 무용수와 오케스트라, 대형 세트까지 즐겨 사용하기 때문에 '부자 안무가'라고 불렸다. 이 작품은 공연 제목처럼 그의 성향에서 '문맥 이탈'했다는 점이 오히려 특장점으로 작용, 매주 다른 국가를 다니며 공연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효승은 2005년 서른한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세계 현대무용단 중 손꼽히는 세드라베 무용단에 입단, 세 작품에 출연했다.

"원시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아웃 오브 콘텍스트'는 내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는 예효승은 이번에 방한하지 않은 알랭 플라텔 대신 작품의 탄생 과정을 설명했다. "3개월 반 동안 알랭은 '기린의 탄생' 등 매시간 다른 주제를 던져주며 즉흥적인 몸짓을 요구했어요. 나머지 한 달 반 동안 모두가 즐거워한 장면들을 엮어 무대화시켰죠." 예효승이 혼자 나와 춤을 추는 장면은 클럽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던 시간이 모티프가 됐다. 그에 따르면 이 작품은 파리 시립극장 등 유명 무대에 오르며 알랭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 됐다.

그는 그러나 "제목 때문에 피나 바우슈에 대한 공연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내용상 관련은 없다"고 밝혔다. 피나의 표현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알랭 플라텔이 지난해 타계한 피나 바우슈에게 경외심을 표한 무대일 뿐이라는 것. 그는 무용단원들 중 피나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무용수도 거의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더했다.

"알랭은 최근작 '저녁기도'와 '연민'을 잇는 시리즈 마지막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만 100여명이죠. 저는 그 작품에도 출연하니 기대해주세요."

왕태석 기자 king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