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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총장님은 등교길 운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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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총장님은 등교길 운전기사"

입력
2010.04.0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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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통학생 '녹초' 풀어주는 백석문화대 카풀 인기교수 등 30여명 솔선…재학생 아침 간식도 제공

"아침 먹은 뒤 카풀하고 학교가세요"

8일 오전 8시 충남 천안시 수도권 전철 두정역 앞.

서울과 수도권에서 열차로 내려온 백석문화대 학생들이 역사 옆 한쪽에 길게 줄지어 섰다.

아침 식사를 거른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련한 간식을 먹기 위해서다.

새벽부터 역 앞에서 대기한 교직원 10여명은 종이컵에 쌀 국수와 코코아를 담아 학생들에게 나눠 주느라 분주했다.

백석문화대는 전교생 가운데 수도권 통학생이 70%를 웃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끼니를 챙기지 못한 채 등교하기 일쑤다. 그런 모습을 안쓰럽게 여긴 학교가 아침 대용식을 등교길에 차리고 나섰다.

백석문화대의 '학생 아침 챙기기'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당시 중간ㆍ기말시험 기간이면 재학생 대부분이 아침 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사실을 확인한 학교는 등교시간에 맞춰 빵과 수프를 제공했다.

빵과 수프는 이 대학 외식산업학부에서 직접 만든 것이다. 전철을 타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정문에서 빵, 우유, 호두과자, 컵라면, 쵸콜릿을 나누어 주고 있다.

백석문화대는 한 술 더 떠 카풀까지 도입했다. 고영민 총장을 비롯해 교수와 교직원들은 자신들의 차량을 두정역 앞에 집결시켜 카풀을 솔선하기 시작했다.

30여대에 이르는 카풀 차량 대부분은 천안에 거주하는 교직원들의 몫 이다.

카풀은 서울에서 셔틀ㆍ통학버스로 통학하던 학생들이 수도권 전철의 천안 연장 개통 이후 처음등장했다. 등교까지 많게는 버스와 전철을 서너 차례 갈아타 녹초가 된 수도권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다. 통학생들이 거른 아침을 해결하고 카풀 차량에 올라타는 두정역 풍경은 어느새 제도화 했다.

카풀은 고영민 총장이 가장 먼저 나섰다.

카풀 차량 가운데 오전 7시 20분이면 항상 주차장에서 학생을 기다리는 고총장 자가용의 인기는하늘을 찌를 정도다. 장시간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학생들은 평소 마주 대하기 어려운 총장을 보기 위해 '총장 자가용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고영민 총장은 "배움의 열정을 가지고 아침 일찍 학교로 향하는 학생을 위해 펼치는 작은 정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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