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대표하는 꽃 모란(牡丹)은 '꽃 중의 꽃' '꽃의 왕(花王)'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관상용이나 그림의 소재로 애호되어 왔다. 모란을 그린 병풍은 조선시대 일반 사가(私家)뿐만 아니라 왕실에서 종묘제례나 가례(嘉禮ㆍ왕실의 혼례), 제례(祭禮) 등에서 사용됐다.
조선시대의 대형 모란병풍과 모란도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방 안 가득 꽃향기'라는 이름으로 6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에서 개막, 6월 20일까지 열린다.
이날 공개된 모란도 10폭 병풍은 1921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해온 것으로 90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6개월 간의 보존처리를 거쳤다.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병풍은 펼쳤을 때 가로 길이가 580cm, 높이가 194cm인 대형 병풍으로 제작 당시의 병풍 틀과 비단 배색을 그대로 갖고 있다. 요즘 표구와 달리 전통 장황 기법대로 발을 갖고 있다.
이 병풍은 10폭의 화면이 모두 이어져 하나의 바탕을 이룬 가운데 언덕 위에 모란이 무성하게 숲을 이룬 형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혜경 학예연구사는 "각 폭에 모란이 단독으로 또는 괴석과 함께 그려져 반복적으로 화면을 이루는 궁모란병(宮牡丹屛)이라 불리는 작품들보다 이전 단계의 양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의 모란 병풍은 현재로서는 이것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모란도 10점이 선보이고 있다. 하나의 가지에 붉은색, 연두색, 노란색,흰색 등 색깔이 다양한 꽃을 그리는 것이 모란도의 공통된 특징이다.
꽃과 나무, 새를 함께 그린 선비화가 심사정(沈師正ㆍ1707~1769)의 묵모란(墨牡丹)은 먹의 엷고 진함만으로 모란꽃의 풍성함을 표현하고 있다. 남계우(南啓宇ㆍ1811~1890)의 장식적인 채색 모란도, 허련(許練ㆍ1809~1880)의 묵모란도 등 다양한 모란도를 감상할 수 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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