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의 꿈을 안고 생황이 살아온다. '2010 진은숙의 아르스노바'는 영화 '취화선'에 등장해 낯을 익힌 생황의 현묘한 소리를 발견할 자리다. 생황은 '동과 서'를 주제로 6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펼쳐질 이번 무대의 하이라이트다.
생황의 음색을 주요 모티프로 삼은 윤이상의 '예악'을 비롯, 생황을 독주ㆍ협연 악기의 반열에 올린 진은숙의 '슈(Su)'는 흔치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생황은 우리 관악기 중 유일하게 동시에 두 음을 내는 쌍성(雙聲) 주법이 가능한 악기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난해 LA필하모니 음악감독 취임 콘서트 당시 미국 초연하기도 했던 '슈'는 이번이 한국 초연. 이 작품은 5~6월 서울시향(예술감독 정명훈)이 가질 유럽 투어 중 여러 차례 연주될 예정이기도 하다.
중국의 생황(sheng) 연주자 우웨이가 이번 연주의 주자라는 사실은 무대에 이채를 더한다. 우웨이는 현대음악, 즉흥음악, 재즈, 미니멀리즘 등 세계 음악의 현장에서 중국 전통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이는 주자. 올 들어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과 에센, 베를린, 모스크바 등지에서 '슈'를 협연한 그에게는 진작부터 "세계 최고의 아방가르드 생황 연주자"라는 별명이 함께한다. 동양 악기를 사용한 현대음악은 작곡하고 싶지 않다던 진은숙의 마음을 돌려놓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한국 작곡가 박선영의 '전조의 화성적 연습'이 세계 초연되는 것을 비롯, 쇤베르크의 제목을 패러디하되 미국 대중문화를 모티프로 한 존 애덤스의 '실내 교향곡',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쇨호른이 13세기 송나라 화가 마유한이 그린 산수화에서 영감을 받은 '6-1 / 물' 등이 연주된다.
6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1'의 시작 40분 전에는 진은숙이 '프리 렉처 콘서트'도 펼친다. 2부 무대는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700-630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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