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원 자리비운 새 "나도 모르게 그만"
버튼식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동료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옆자리 의원이 멋대로 투표권을 행사했다가 들켜 의원직을 사직했다. 1998년 참의원의 버튼식 전자투표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자민당 중견 와카바야시 마사토시(若林正俊) 의원은 지난달 31일 참의원 본회의 ‘2010년도 NHK 예산승인안’ 투표에서 오른쪽 옆자리의 같은 당 아오키 미키(靑木幹雄) 전 참의원 의원회장의 투표 버튼을 대신 눌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2일 의원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됐다. 참의원 의원석에는 찬성, 반대, 취소 버튼이 있어 의원이 자신의 이름표를 세워놓으면 이 버튼을 눌러 표결할 수 있게 돼 있다.
와카바야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투표 때 옆자리 아오키 의원이 자리를 비워 바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이날 표결 부쳐진 법안 모두)10번 눌러버렸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고 책임의 중대함을 자각해 의원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와카바야시 의원은 “마가 끼었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며 “아오키 의원의 부탁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와카바야시 의원의 대리 투표 의혹이 제기되자 당시 사진 등으로 사실을 확인해 전날 참의원에 징계동의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전대미문의 일이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열 정비에 여념 없는 자민당 역시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와카바야시 의원의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와카바야시 의원은 중의원 3선을 거쳐 1998년부터 참의원 2선째이며 아베(安倍) 정권에서 환경장관으로 처음 입각해 이후 농림수산장관을 지냈다. 75세인 와카바야시 의원은 다음 참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미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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