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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R&D의 '행복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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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R&D의 '행복효과'

입력
2010.04.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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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시각적 아름다움도 있지만 그 향기 때문에 더욱 사랑을 받는다. 꽃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 이렇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외부경제 효과’라고 한다. 이런 외부경제를 발생시키는 재화들은 통상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부족하게 공급된다.

새로운 기술력은 그 나라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시장도 협소한 우리나라 경우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우수한 기술은 고용을 창출하고 소득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국가경제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한다. 다양한 분야에 파급돼 신산업을 창출하기도 하고, 기술개발 노하우를 공유해 많은 사람들의 연구ㆍ개발(R&D) 능력을 진일보하게 한다. 독창적 기술개발의 성과는 국가경제에 많은 외부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외부경제 효과가 큰 독창적 기술 개발의 성과는 사회적 필요량보다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 부문의 R&D를 지원한다. 지식경제부는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올해 4조4,000억원의 R&D 예산을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에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간 예산이 늘어난 만큼 성과가 크게 늘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2000년 87개에서 2007년 53개로 줄어드는 등 성장동력 창출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한 새로운 대응과 기존 선진국 추격형 경제에서 글로벌 시장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와 더불어 지식경제부 R&D 성과에 대해 국민적인 공감이 부족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반성을 토대로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지식경제 R&D 체계를 기존 정부 주도형에서 민간 주도형으로 바꾸겠다는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산업계에서 글로벌 성공 경험을 가진 스타급 인재를 중심으로 R&D 관리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국가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했다.

R&D 예산의 운영 방식도 ‘무전략, 무경쟁, 온정주의’라는 과거의 구태를 벗어 던지고 ‘시장친화, 성과 위주,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신전략을 채택했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R&D 예산을 외부경제 효과가 큰 독창적인 기술개발에만 온전히 쓸 수 있도록 환골탈태를 다짐한 것이다. 정부는 지금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을 흘리고 있는 30만 연구개발자들의 노력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난 수년 간 지식경제 R&D 지원을 통해 개발한 성과물이 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우수 연구성과를 창출한 연구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시상식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공개되는 기술들은 5~10년 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세계 일류 상품의 후보들이다. 연구자들과 국민에게 이런 성과물들을 직접 보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기존 R&D 성과와 문제점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듣고 싶은 것이 정부의 바램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풍요롭게 할 신기술들이 더 많이 개발되고, 그 향기가 우리 경제에 널리 퍼지기를 소망해 본다.

안현호 지식경제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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