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일 올 1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주부터 국내 증시도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4조2,000억~4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처럼 양호한 전망은 현대차와 포스코 등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주 삼성전자(85만7,000원)와 현대차(12만8,000원)가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최근의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개선된 실적이 증시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4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온 403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217조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도 22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무려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상 최고 실적에도 불구, 업종별 차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적 흥행의 주인공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경우 1분기에 정점을 찍고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들 종목의 추가 상승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운, 기계, 전기장비 등은 실적 개선 추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유무선 통신기기 등 IT 부문의 수출 실적이 하향 전환한데다가 이 종목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경기 회복세 둔화와 원ㆍ엔 환율 하락도 IT주 상승에 걸림돌이다.
대우증권 역시 IT와 자동차의 호황이 2분기부터 꺾일 것이라는 전제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높고 매수세가 집중되는 종목은 공식 발표 이전에 실적이 주가에 반영된다"며 "실적이 발표되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은행, 전자부품, 기계, 인터넷, 증권, 건설, 해운 등이 앞으로 IT와 자동차의 바통을 이어 받아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투자증권, KB금융, 우리금융, 삼성물산, 송원산업, SK케미칼, STX팬오션 등을 대표 후보로 꼽았다.
삼성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IT, 자동차 등 실적 호전주는 비중을 축소하고 운송, 항공, 건설, 기계 등 턴어라운드 업종은 대표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실적 개선과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는 은행 등 금융주는 중기적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도 "1분기 실적 시즌 이후로는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며 "실제 기업 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주목할만한 저평가주로 하나금융지주, 현대해상, SK케미칼, 빙그레 등을 추천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