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강국 코리아'의 바람이 거세다. 김연아(20ㆍ고려대)가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2009~10시즌 4차례 우승으로 여자싱글 최강 자리를 확인한 가운데 이른바 '김연아 키즈'의 선두주자 김해진(13ㆍ과천중)이 국제대회 우승으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해진은 4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예세니체에서 끝난 트리글라프 트로피 피겨대회 노비스 부문(만 13세 이하) 여자싱글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김해진은 94.43점을 기록, 1위에 오르며 쇼트프로그램(2일) 49.68점 합계 144.11점으로 우승했다. 2위 미야하라 사토코(129.15점ㆍ일본)와의 차이는 14.96점.
한국선수가 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는 김해진이 4번째다. 김연아가 2002년 우승하며 훗날 '피겨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2008년에는 윤예지(16ㆍ과천중)가, 지난해에는 남자싱글의 이동원(14ㆍ과천중)이 우승했다.
김해진은 이미 지난 1월 열린 제64회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가능성을 확인시킨 특급 유망주다. 당시 초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이었던 김해진은 덜컥 시니어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어 국가대표 곽민정(17ㆍ수리고)을 물리치고 1위에 올라 큰 화제를 모았었다. 초등학생의 종합선수권 우승은 2003년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김해진은 트리플 악셀(왼발 바깥 날로 앞으로 점프해 3.5회전)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전부 뛸 줄 안다. "김연아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게 김해진을 바라보는 피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해진이 우승을 거머쥔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는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싱글 금메달리스트 에반 라이사첵(미국),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이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권위 있는 대회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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