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들에게 잔혹한 복수를….”
1일 이틀 연속 테러가 발생한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지역을 깜짝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거친 어조로 용의자들의 강력 처벌을 다짐했다.
이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강한 언사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티셔츠와 검은 양복 차림까지 그대로 따라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일간지 모스코타임스는 2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 푸틴 총리를 차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등 불안한 정국에 테러 악재까지 겹치자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같은 강한 이미지로 국면을 타개하려 하고 있다.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 지하철 연쇄 자살폭탄 테러에 이어 이틀만인 지난달 31일 다게스탄 키즐라야시, 그리고 1일 카사부르트스키까지 4일 만에 세건의 폭탄 테러가 잇따라 러시아는 어느 때보다 긴장에 휩싸여 있다.
이날 다게스탄을 방문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역 관리들과 테러대책 등을 논의하는 장면은 TV로 중계됐다. 대통령을 수행한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 국장은 이날 “용의자들을 붙잡아 취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FSB는 올해만 26명의 반군을 사살했다. 전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와 키즐라야시 사건이 연계되어있다고 언급, 수사 초점은 체첸 반군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로 향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31일 반군 홈페이지에 올린 비디오 영상에서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우마로프는 “테러로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은 (자신을)코웃음치게 만들뿐”이라며 “수많은 시민들을 죽인 푸틴의 테러가 비난받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되레 러시아를 비판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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