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한 반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 전후 반잠수정 두 척의 행방이 묘연한 사실과 "기뢰보단 어뢰 쪽"이라는 국방부의 판단이 근거다.
논란이 분분하던 반잠수정의 활동 부분에 대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국회에서 "(평소 한국군이 추적하는) 북한 (반잠수정) 두 척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확실히 보이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침몰과) 연관성은 약하다"는 단서는 달았지만 침몰 원인이 미궁을 헤매는 상황에서 의미는 적지 않다. 북한 반잠수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 천안함을 직접 공격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적어도 북한 반잠수정이 당시 활동을 했었다는 점은 공식 확인된 셈이다.
북한의 서해 해주, 비파곶, 남포 등 3개 해안 기지에서 운용되는 반잠수정이나 잠수함(정)은 정박해 있을 경우 정보 당국의 감시 자산에 의해 비교적 정확히 파악된다. 그러나 활동 중일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이 대남 침투용으로 개발된 소형 잠수정인 반잠수정은 기동에 들어갈 경우 파악이 쉽지 않다. 김 장관은 "반잠수정은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다만 "멀리까지 오기에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잠수정은 1983년과 98년 각각 부산과 전남 여수시 앞바다에까지 침투한 적이 있다.
군은 또 기뢰보다는 어뢰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장관은 이날 '기뢰나 어뢰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두 가지 다 가능성이 있으나 어뢰일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해군이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부 폭발은 없었다"고 보고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당시 '기뢰가 터졌더라도 흔적이 남는가'라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인양해 봐야 알 수 있다. 어뢰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고 질문에도 없던 어뢰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선체 밑 해저에서 폭발해 버블효과를 일으키며 선체를 밀어올리는 버블제트 어뢰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물론 생존 승조원 중 음파탐지기(소나)를 운용하는 수병은 "사고 당일 어뢰가 접근하는 것을 탐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어뢰는 추진기(프로펠러)에 의해 전진하기 때문에 정지된 기뢰와 달리 대부분의 경우 음파탐지기로 탐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당시 기상 상태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김 장관도 이날 "풍랑 등으로 어뢰 소리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당시 해상의 파고는 2.5~3m, 바람은 20노트(남서풍)로 강한 풍랑이 있었으며 천안함이 백령도 쪽으로 접근한 원인 중 하나도 이런 날씨 때문이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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