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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 추락하는 환율 제동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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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 추락하는 환율 제동걸까

입력
2010.04.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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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이 직면한 첫 번째 시험대는 환율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의 임명으로 '2.5기 경제팀'이 출범했다. 경제팀장(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 바뀌지 않은 만큼 '3기 경제팀'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두 핵심 멤버가 바뀌었기 때문에 종전의 '2기 경제팀'과는 확실히 다른 색깔을 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하는 원ㆍ달러환율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이야말로, 2.5기 경제팀의 성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원ㆍ달러환율(1,126원)은 작년 말 대비 38.5원 하락(절상)한 상태. 절상률로만 보면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태국 바트화, 호주달러화 등 주요 11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지난달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 1,200원까지 붕괴(2일 1,198.13원)했다. 원ㆍ엔 환율이 1,200원을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하락 또 하락

우리나라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는 달러 유입이 그만큼 많기 때문. 세계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최근 해외 펀드들은 한국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거의 매일 주식을 사 모으며 한 달 동안 무려 5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무역수지에서도 지난 달 21억달러가 순유입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외화수급에 비춰볼 때 원ㆍ달러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들어오는 달러의 양을 감안하면 최근 원화 절상속도가 아주 가파르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지만 아직까지 리먼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지도 않았으며 연초 저점(1,117.5원)에도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해 추가하락 가능성을 내다봤다.

정책방향이 관건

현 시점에서 원ㆍ달러환율 하락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정부의 정책의지'라는 게 시장 판단이다. 특히 새롭게 짜여진 2.5기 경제팀의 면면으로 볼 때, 기존 환율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역시 최중경 수석. 최 수석은 외환시장에 관한 한 '매파 중의 매파' '슈퍼 매파'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른바 '최ㆍ강 라인'을 형성했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우리 경제에서 대내균형(인플레) 보다는 대외균형(국제수지)이 더 중요하며 환율은 결코 실물경제성장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강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 수석은 옛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때, 그리고 현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환율하락 저지를 위해 '시장과의 거친 싸움'도 마다치 않았던 전력을 갖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경제수석이 외환시장 운용에 직접 간여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환율정책의 큰 방향에는 얼마든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김중수 총재 역시 정부와의 정책협조를 강조하는 만큼 환율에 대한 한은의 태도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태 전 총재 시절 한은은 외환시장 개입에 매우 소극적이기 때문에 주로 재정부가 직접 시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론 한은의 시장대응에도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외환시장엔 환율하락을 막기 위한 당국의 개입이 단행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강력한 매수 개입은 아니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최근 들어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개입)'의 강도가 훨씬 강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새 경제팀 출범으로 개입이 좀더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여러 국가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위치인 만큼, 과거와 같은 과격한 개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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