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중국은 12일부터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키로 함에 따라 미국 역시 중국에 대해 합당한 대우를 해줄 것으로 기대해 왔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이번 미국의 환율보고 연기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이미 예상했다는 분위기가 짙게 느껴진다.
사실 후 주석의 방미 결정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양국간 모종의 사전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대(對)중국 압박 수위를 낮추면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양측간의 합의 내용이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길 꺼려하는 만큼 미국이 한발 물러서 중국의 '?즈(面子:체면)'을 세워주면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는 중국측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였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양측의 화해 분위기는 최근 중국정부 관계자들의 잇따라 위안화 환율조정 언급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리다오쿠이(李稻葵) 통화정책위원은 2일"일부 국가가 위안화 환율 문제를 정치화했지만, 후 주석의 방미결정은 긴장 완화의 신호"라며 "후 주석이 (핵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중국이 처한 조건에 따라 (환율)조정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인민은행 샤빈(夏彬) 통화정책위원도 "중국이 최대한 빨리 위안화 변동 환율제의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제는 위안화 절상시점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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