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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행장 "메가뱅크 국민은행이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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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행장 "메가뱅크 국민은행이 주도해야"

입력
2010.04.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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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국민은행이 ‘은행 인수합병(M&A) 대전’ 도전의사를 재천명했다.

국민은행은 올 금융권 최대 격전장이 될 은행M&A시장의 가장 강력한 후보임에도 불구, 모그룹인 KB금융지주 회장공석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뒤로 물러나 있었던 상황. 하지만 M&A시장에 대한 주도적 참여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섬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은행 M&A대전은 한층 뜨거워지게 됐다.

강정원(사진) 국민은행장은 2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정기조회에서 임직원들에게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메가뱅크가 현실화될 경우 KB국민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뱅크란 M&A을 통해 국제적 규모의 대형은행을 탄생시킨다는 구상.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외환은행 매각 및 산은금융지주 민영화 등이 그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덩치만 키우는 메가뱅크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지만,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에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임명된 이후 다시 주목 받는 분위기다. 최 수석은 차관 시절 강만수 전 장관과 함께 은행 대형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인 적이 있다.

원래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은행M&A시장의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 특히 외환은행에 대해선 인수의지가 강했고, 자금력도 가장 풍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선임파동으로 강 행장이 지주회장 도전의사를 철회하고 회장공백 상태가 길어지면서, M&A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최근엔 오래 전부터 인수의 뜻을 가져왔던 푸르덴셜증권마저 한화그룹에 넘겨주고 말았다.

강 행장은 회장선임파동 이후 대외행사참석과 공개적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왔는데, 이날은 작심한 듯 M&A의지를 강력 표명했다. 지금처럼 계속 움츠리고 있을 경우, M&A경쟁에서 완전 소외돼 리딩뱅크 자리마저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은행 내부에 팽배해진 탓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짝짓기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임직원들 사이에 ‘끌려가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어차피 진행될 거라면 국민은행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국민은행의 도전선언으로 은행 M&A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국민+외환' '하나+우리' 시나리오를 가장 시너지 높은 짝짓기 구도로 보고 있다.

한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회장도 이날 우리금융 창립9주년 기념식에서 "민영화와 금융산업 재편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더라도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를 우리금융이 글로벌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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