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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인생 후반 좌우할 5가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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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인생 후반 좌우할 5가지 리스크

입력
2010.04.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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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자녀·인플레…노후는 결국 돈이다

현대인에게 투자는 인생을 좌우하는 과제가 된 지 오랩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예측 불가의 재앙과 고령화라는 피할 수 없는 사회구조 변화 등은 개인의 투자와 자산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닥친 어려움을 딛고 인생이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승리하려면 일찍부터 장기 안목을 갖고 인생의 각 단계에 맞는 투자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최근 비상등이 켜진 국내 가계부채 부실문제도 금융 및 자산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이해가 높아져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일보는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와 함께 평생을 좌우할 자산관리와 투자의 기초를 짚어보는 '투자아카데미'를 연재합니다.

요즘 같은 '수명 100세 시대'에는 현역 시절보다도 퇴직 후의 인생 후반이 더 중요하다. 후반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이를 좌우하는 5가지 리스크를 제대로 이해하고 젊은 시절부터 대응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리스크 1: 생각보다 오래 산다

첫 번째 리스크는 생각보다 오래 살게 되는 리스크 즉, 장생(長生) 리스크다.

2008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80.1세. 하지만 실제로는 평균 수명만큼만 살 것으로 생각하고 인생 설계를 해서는 안 된다. 현재 어느 연령에 있는 사람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겠는가를 나타내는 기대여명과 관련된 자료에 따르면 60세의 기대여명은 의학 발전까지 고려할 경우 남자는 30.75년, 여자는 36.63년이다. 다시 말해 일단 환갑까지만 살아 남으면, 평균적으로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 정도까지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인생 100세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 없이 살 수만 있다면 장수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런데 왜 오래 사는 게 리스크란 말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계획(Planning)의 문제인 것이다. 계획을 전혀 세워 놓지 않았거나 장수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생애 설계에 원인이 있다는 얘기다. 처음부터 '인생 90년+ α', 다시 말해 100년 정도의 인생을 전제로 생애설계를 하고 그 설계에 맞는 생활을 하면서 자산관리를 해 나간다면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한 다음, 그 일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또 그 계획을 세운 다음에 필요한 것은, 이를 실현 시킬 수 있는 인프라다. 본인의 건강, 체력, 기력, 지력,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후원자 등이 인프라에 해당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돈'이다.

리스크 2: 생각만큼 줄지 않는 생활비

두 번째 리스크는 퇴직 후에도 생각만큼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 리스크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퇴직을 하게 되면 생활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퇴직하면 교제비도 줄어들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행도 자주 가지 못할 것이며, 먹는 것도 줄어들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갈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조사한 자료가 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퇴직 직전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퇴직 후 생활비가 현역 시절보다 늘 것 같은가, 줄어들 것 같은가'라고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대해 줄어들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됐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퇴직해서 어느 정도 세월이 경과한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필요 경비가 늘었다고 대답을 한 사람이 40% 가까이나 되더라는 것이다.

같은 조사를 일본의 60~64세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실시했다. 조사결과는, 퇴직 전에는 70%에 가까운 사람들이 퇴직 후 생활비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은 55%에 지나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퇴직 후 생활비가 생각만큼 줄어들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퇴직 후에 생활비가 줄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병원ㆍ간병비에 있다. 여기에 요양원이나 노인시설에서 보내야 하는 기간이 길다는 것도 생활비가 줄지 않는 또다른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미국, 일본에서와 같은 조사결과가 발표되어 있지 않지만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두번째 리스크 또한 '돈'과 관련되어 있다.

리스크 3: 자녀도 악재?

세번째 위험 요인은 자녀인데, 노후설계와 관련된 외국서적을 읽다 보면 '자녀 리스크' 라는 말을 자주 보게 된다. 아니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무슨 리스크 요인이란 말인가? 본인이 아무리 성공을 하고 돈을 많이 벌었다 하더라도 자녀문제로 인해서 노후에 큰 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결혼한 자녀가 갑자기 찾아와서 '신용 불량자가 되게 생겼다'고 손을 벌리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자녀가 커 갈수록 손을 벌리는 자금의 규모도 커지고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 노부부가 노후 생활자금으로 약간의 목돈을 모아두었는데 사업에 실패한 아들이나 사위가 와서 손을 벌리는 것이다. 부모로서 무작정 모르는 체 할 수만은 없다. 평생 절약하여 모아둔 돈을 내주고 노부부는 지하 쪽방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자녀 리스크의 사례라고 할 것이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지 않고서는 행복한 후반 인생을 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녀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들은 젊은 시절부터 공적ㆍ사적연금에 가입을 하여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생활비 정도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두는 것이다.

리스크 4: 무서운 인플레

네 번째 위험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물가안정 시대가 계속되어 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의 해악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대량 살포된 자금이 언제 물가를 위협할 지 모른다. 유가를 위시한 국제 원자재가격도 심상치 않다.

인플레가 진행된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연 3%의 물가상승률이 25년간 계속된다면, 원금 100만원의 가치는 약 48만원 즉 절반 이하의 가치로 줄어든다. 노후에 대비해서 오랫동안 가입해 온 연금이나 저축이 이런 식으로 줄어든다면 후반 인생은 얼마나 힘들어 지겠는가? 젊은 시절부터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재산형성 방법을 실천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리스크 5: 한쪽에만 쏠린 자산

다섯 번째 리스크는 편중된 자산구조 리스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예금을 해서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하고, 여기에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더하여 괜찮은 부동산에 투자해 두면 노후자금은 물론이고 평생 필요한 자산을 해결할 수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노후에 부동산을 팔아서 쓰거나 임대소득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오랫동안 계속되다 보니 우리나라 가정의 자산구조가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우리나라 가정의 자산구조를 보면 2006년말 현재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77:23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산 = 부동산' 이라고 할 정도로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다.

같은 시기에 미국 가정의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은 33:67 정도로 금융자산이 부동산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까지는 한국과 비슷했던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이 지금은 39대61로 미국에 접근해 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1980년대말의 10분의1, 5분의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비중은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은 높이는 것이 자산관리의 원칙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부동산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가정의 편중된 자산구조는 자산관리의 원칙에서 보나, 부동산 가격 전망으로 보나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젊은 시절부터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후반 인생을 좌우하는 5가지 리스크는 모두 궁극적으로는 돈 문제 즉, 자산관리와 관련되어 있다. 다시 말해 현역시절의 자산관리는 단기 시황전망에 따라 사고 파는 재테크가 아니라 이상의 5가지 리스크에 대응하는 합리적인 자산관리 방식이 되어야 한다.

■ 퇴직후 인생 무려 8만 시간 무엇을 할것인가

현역시절에는 하루가 너무 짧지만 막상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그 바쁘던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

잠자는 시간, 식사하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등을 다 빼더라도 은퇴하면 하루에 11시간 정도 남는다. '11시간×365일×20년'이면 약 8만 시간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261시간이다. 따라서 정년 후의 8만 시간은 현역시절의 36년 일하는 시간과 맞먹는 시간인 셈이다. 인생 100세 시대를 생각한다면 무려 72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된다. 이렇게 긴 후반 인생을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일생에 세 번의 정년을 맞게 된다. 첫枰?정년은 타인이 정년을 결정하는 고용정년, 제2 정년은 자기 스스로 정하는 일의 정년, 제3 정년은 하느님의 결정에 따라 세상을 떠나는 인생정년이다.

현재 직장에서 고용정년이 가까워졌다고 생각되면, 또 다른 직장을 찾아 고용정년을 연장시킬 것인지, 아니면 적당한 기회에 창업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의 정년이 될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요컨대 자기실현을 위한 인생이나 사회 환원적인 인생을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우리보다 먼저 이런 경험을 한 선진국의 직장인들은 젊은 시절부터 인생 후반의 설계에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다. 정년퇴직을 했는데 그동안 모아둔 자산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는 과감하게 체면을 버리고 허드렛일이라도 한다.

반면 생활비를 걱정 안 해도 되는 사람들은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약간의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NPO(비영리조직ㆍNon Profit Organization) 활동이 그 한 예다. 미국의 경우 200만개 정도의 NPO가 있는데 참가자들은 정년에 관계없이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약간의 용돈벌이를 한다.

정년 후에 건강과 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산관리다. 그런데 정년 후의 자산관리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퇴직 후의 자산관리에서 가장 먼저 인식해 두어야 할 것은, 살아야 할 기간은 상상 이상으로 길고, 운용가능 금액은 상상 이상으로 적다는 점이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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