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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인양 작업 개시/ 민군 합동…체인결박 등 고난도 작업 날씨·조류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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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인양 작업 개시/ 민군 합동…체인결박 등 고난도 작업 날씨·조류가 변수

입력
2010.04.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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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수색ㆍ구조 작업이 중단됨에 따라 선체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민간 업체와 군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작전으로 진행될 인양 작업에는 함수(艦首)와 함미(艦尾)를 들어올릴 2,000톤급 이상 해상 크레인 두 대가 동시에 투입되는 등 유례 없는 대규모 작업이 될 전망이다. 크게 보아 침몰 형태 및 해저 지형 파악 등 사전 조사→체인 설치→인양의 순으로 이뤄진다.

민간 업체 대거 참여

인양 작업에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등 군 잠수요원들과 함께 민간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 현재 현장에는 부산의 항만건설사 삼호I&D가 보유한 2,200톤급 해상 크레인 삼아2200호가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 업체인 대우조선해양도 4일 오전 군의 요청으로 3,600톤급 해상 크레인인 대우3600호를 현장으로 출발시켰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 크레인인 대우3600호가 옥포조선소를 벗어나 외부에서 작업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우3600호는 예인선에 의해 4, 5일 후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삼아2200호가 상대적으로 작은 함미를, 대우3600호는 함수 부분을 인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체에 체인을 감아 해상 크레인에 연결하는 일은 해양개발공사 88수중개발 유성수중개발 등 3개 업체가 주도한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4일 브리핑에서 "함미는 88수중개발이, 함수는 해양개발공사가 각각 체인을 감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해양개발공사는 120톤급 크레인 2척과 바지선 2척을 동원했으며 88수중개발은 유성수중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20톤급 크레인 1척, 바지선 1척을 파견했다. 해양개발공사는 지난해 11월 3일 연평도 부근의 꽃게 운반선 침몰 사고 때 구조 작업에 참여하는 등 인천 백령도 부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현장 지리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8수중개발은 2008년 8월 제주 인근 바다에서 무려 80m 깊이에 침몰한 해경의 최신예 형사기동정을 인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3개 업체의 크레인과 바지선은 3일 저녁 백령도 인근 해상에 도착했다. 이들 업체의 민간 잠수사와 함께 해군의 SSU와 특수전여단(UDT) 소속 잠수사, 미국 상륙함 하퍼스페리 등 미군 함정도 인양 작업에 참여한다.

5단계 인양 작업

합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양 작전은 민간 업체가 주도하고, 군이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함수와 함미 2개 수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고 밝혔다.

군이 설명한 인양 작업은 모두 5단계다. 우선 대형 해상 크레인을 함미와 함수가 가라앉아 있는 수역 바로 위 해상에 고정하는 한편, 민간 잠수사와 해군 잠수사들이 수중 탐색을 실시해 구체적인 인양 방법을 판단하는 단계다. 잠수사들은 선체가 가라앉은 모습과 함께 해저 지형, 조류의 흐름 등 작업 환경을 정밀 조사한다.

어느 곳에 몇 개의 체인을 어떻게 감아야 하는지, 기울어져 있는 선체의 무게 중심은 어디인지를 파악해야 선체를 똑바로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양 도중 체인이 끊어질 수도 있다.

다음으로 인양 체인을 선체에 묶어 해상 크레인과 연결한다. 가장 중요한 단계로 인양 작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잠수사들이 바닷속에 들어가 함체에 직경 90㎜의 체인을 연결하게 되는데 동원되는 체인만 해도 수 톤에 달할 정도여서 유속 등 수중 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쉽지 않은 작업이 된다.

체인으로 선체 밑을 통과시켜 감싸게 되는데 잠수사들이 직접 바닥이나 바위 등에 10여m의 구멍을 뚫어야 한다. 선체가 기울어져 있으면 경우에 따라 공기 주머니인 리프트백을 설치해 선체 일부를 들어올리기도 한다. 구멍을 통해 얇은 로프부터 굵기가 두꺼운 로프를 통과시키고, 최종적으로 체인을 연결하는 방식을 쓴다.

3단계는 체인을 감은 선체를 해상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서서히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수중의 잠수사들이 크레인과 연락해 선체의 위치를 바로잡고, 바닷물을 빼내는 배수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4단계는 해상의 바지선으로 선체를 인양한 뒤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선체를 바지선에 실어 육지로 이동하는 게 마지막 5단계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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