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인망어선 금양98호와 충돌해 2명의 사망자와 7명의 실종자를 낸 캄보디아 선적 화물선의 혐의를 입증해 최종 배상까지 받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인천해양경찰서는 4일 침몰한 금양98호 가해선박으로 추정되는 캄보디아 화물선 타이요1호(1,200톤)의 선장 리시민(중국ㆍ46)씨와 일등항해사 탄트 진 추말드(38ㆍ미얀마)씨 등을 상대로 충돌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해경에 따르면 일등 항해사 탄트씨 등은 "2일 밤 무엇인가 충돌을 한 것 같은데 보지는 못했다"며 "충돌 흔적 등 물적 증거가 드러나면 받아 들이겠다"고 조건부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경은 캄보디아 화물선의 구형선수(球型船首)에서 금양98호와 부딪혀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페인트 시료와 금양98호와 같은 선단인 금양97호에서 채취한 시료를 5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을 요청키로 했다. 시료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10일 이상 걸린다.
혐의 확정은 화물선의 항적 등을 종합 검토해 이뤄지지만 무엇보다 선원의 진술이 중요해 시료 채취 결과가 나오는 이 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선적 화물선의 혐의가 최종 확정될 경우 이 선박에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선박매몰 등 두 가지다.
그러나 문제는 혐의를 입증하고 혐의 확정 여부를 가리는 재판은 '유엔 해양법 제97조'에 따라 캄보디아 법정에서 진행해야 된다.
이 법은 공해상에서 외국 선박끼리 충돌해 가해 선박과 선원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을 경우 소송은 소속 국가의 사법당국만이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경은 화물선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캄보디아 정부에 통보해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 금양98호 선사인 금양수산이 국제변호사 등을 통해 가해 선박이나 보험사에 보상을 요구하게 된다.
해경 관계자는 "국내 선박끼리 충돌하고 달아났다면 선장이 구조 의무를 소홀이 한 점까지 적용해 선원법을 추가하지만 외국 선박과의 충돌사고는 적용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재 대청도에 정박시켜 조사중인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인천해경에서 조사중인 탄트 진 툰 씨의 거취를 논의했다.
인천=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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