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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군 후배들도 추모의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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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군 후배들도 추모의 발길

입력
2010.04.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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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군 특수전여단(UDT)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다 준위님 덕분입니다."

2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장진홍(46ㆍ1986년 전역)씨가 조심스럽게 빛 바랜 앨범을 펼쳤다. '사나이 UDT'라는 제목이 붙은 31기 UDT 훈련 기념 앨범이었다. 1985년 5월부터 11월까지 제주와 경남 진해시에서 훈련을 받은 뒤 찍은 사진에는 고 한주호 준위의 중사 시절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 준위의 당시 별명은 한 꼬장이었다. 재미있고 자상한 평소 모습과 달리 훈련에 들어가면 엄격한 교관으로 변해 교육생들이 이런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장씨는 "언제나 모든 일에 솔선수범했고, 부사관들의 아버지 역할인 주임상사를 맡을 정도로 후배들을 잘 챙겼다"고 한 준위를 회상했다.

영결식을 하루 앞둔 이날도 한 준위를 조문하는 발길은 끝없이 이어졌다.

한 해난구조대(SSU) 대원의 어머니 노봉희(58)씨도 그 중 한 명이다. 노씨 아들은 현재 백령도에서 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한 준위나 유족들과는 전혀 친분이 없지만 같은 해군 가족으로 빈소를 찾았다고 한다. 노씨는 "아들에게서 '구조 작업이 힘들지만 걱정하지 마시라'는 연락이 왔다"며 "모든 해군 가족들에게 힘내시라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1일 오후 한국전력공사 관계자와 함께 빈소를 찾은 강희태 수도전기공고 교장은 한 준위의 아들인 육군 1사단 상기(25) 중위에게 한전 특채를 제안했다. 이 학교는 한준위의 모교로 한전이 설립했다. 강교장은 "김쌍수 한전사장이 직접 한준위 자제들의 특채를 제안했다"며 "의사가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또 대구은행 장학문화재단은 한준위의 딸 슬기(20)씨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한준위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국군수도병원 실내체육관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1,000여명의 해군 장병과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이어 한준위의 시신은 성남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된 뒤 오후 3시 대전 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인사가 장례식장에서 기념촬영을 해 빈축을 사고있다. 1일 빈소를 찾은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등 일행 10여명은 조문후 근조 화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 최고위원과 함께 방문한 한나라당 서효원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육군장성과 함께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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