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고의 여파로 6ㆍ2 지방선거 분위기가 올스톱 상태다. 국민 감정을 거스를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여야 후보들이 모두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앞서가는 후보들과 후발주자 간에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로 출마 선언을 한 차례 미룬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쯤에야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에 돌입할 예정이다. 천안함 정국으로 인해 상대 후보들의 공세를 피할 수 있는 현 상황이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희룡 나경원 의원 측은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는 원칙엔 동의하지만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정책 발표와 TV토론 등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킬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이달 말 29일쯤 예정된 경선 일정을 내달 초로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당 공심위는 7일 경선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는 천안함 정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9일 예정된 1심 선고 이후에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민주당 김성순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은 내부 조직을 정비하면서 선거운동 재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
경기도지사선거의 경우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인 김문수지사 측은 이번 사고를 지방선거와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해군 2함대 사령부가 위치한 지역인 만큼 군의 수색 작업과 실종자 가족에 대한 지원에 힘쓰고 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은 해군 2함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국회의 긴급현안질문 등을 통해 정부와 군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중앙위원회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월드’에 의뢰해 지난달 25~27일 조사한 서울시장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5.0%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고, 원 의원은 서울 거주 당 중앙위원 3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3.8%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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