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비보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보다 물살이 빠르고, 짙은 해무(海霧)가 잦은 탓이다.
서해는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조류가 빠른 지역이다. 특히 백령도 근해는 물살이 빠르기로 악명이 높다. 백령도 해역의 유속은 간조 차가 가장 커지는 사리 때 최고 유속이 5노트(2.57㎧)에 육박한다. 심지어 썰물과 밀물이 바뀌면서 잠시 물길이 멈춘다는 정조 때도 속도가 1노트(0.51㎧)에서 크게 줄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유속 1노트인 물 속에서 몸을 가눌 수조차 없다.
더구나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1.5km의 경우 좁은 물길은 해수의 속도를 더욱 높인다. 군에 따르면, 바닷물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를 빠져나가면서 최대 시속 10km의 가속이 붙는다. 백령도 남포리 어민 이용선(56)씨는 “4월 중순이 되면 사고가 난 바로 그 자리에 까나리 그물을 치는데 어찌나 물살이 빠른지 어떤 때는 두꺼운 그물이 까나리 무게와 물살을 못 이기고 끊어진다”고 말했다.
짙은 해무는 더 큰 문제다. 백령도 인근해역은 서해를 통해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는 3~6월 사이 인천 앞바다 등 서해 5도에는 100m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짙은 해무가 잦고, 해상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금양98호가 침몰한 사고현장은 안개 때문에 시정 거리가 1.8km 정도에 머물렀다.
해경에 따르면, 인천해경이 관할하는 서해 인천 앞바다는 지난해 해경 관할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304건의 선박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2건이 기상악화 때문이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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