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된 R&D 연구비를 나눠먹기, 온정주의로 떼어먹었다는 얘기가 들려서야 되겠습니까."
2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만난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의 의지는 단호했다. 첨단기술이 나라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시대에 정부의 R&D 지원 예산이 한 푼도 허투루 쓰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R&D 예산이 독창적인 기술개발에만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EIT는 지난해 5월 지식경제부 산하 6개 R&D기관의 평가관련 업무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출범했다. R&D분야 사업을 기획하고 정부 지원 대상 선정, 지원금 사용 평가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기술분야 행정전문가로 통하는 서 원장은 KEIT의 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과거 행정 경험을 살려 예산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들을 속속 만들고 있다. 온라인으로 지원 예산을 관리하는 실시간통합연구비관리시스템(RCMS)을 올 상반기까지 구축할 예정이고, 미국 NASA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기술성숙도지표(TRL)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업무 효율화를 위해 개발한 '과제 기획ㆍ평과ㆍ관리 프로세스'는 지난해 ISO9001인증을 획득했다. 서 원장은 "6개 기관이 통합돼 설립되다 보니 각각의 업무 방식이 달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 프로세스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기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위주, 경쟁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R&D의 특성을 인정하는 제도도 있다. 성실실패 용인제도는 열심히 연구ㆍ개발했지만 실패한 경우, 평가위원회를 개최해 그 성과를 인정하고 사례를 널리 알리는 역할이다. 서 원장은 "실패를 용인해야 소프트웨어 우수인재가 나온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KEIT를 R&D의 마중물이 되게 할 계획이다. 연구자의 땀과 노력이 산업현장의 결실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1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0 지식경제 R&D 성과전시회'도 그간의 연구 성과를 알려 더 좋은 효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서 원장은 "기술의 향기가 널리 퍼져 기술 단비가 내릴 수 있게 중간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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