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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부동산은 '쓴맛' 주식·펀드투자는 '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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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부동산은 '쓴맛' 주식·펀드투자는 '단맛'

입력
2010.04.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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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도 경기 침체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부처 1급 이상, 지방자치단체장 및 광역의원, 교육감, 교육위원 등 행정 고위직 10명 중 4명(41.8%)의 재산이 줄었다. 재산 감소의 주 원인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주택 공시가격과 공시지가 하락이었다. 공직자들의 재산신고는 지난해 4월 발표되는 주택 공시가격과 5월 공시되는 토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토지 공시지가는 평균 0.8%, 주택공시가격은 평균 4.1% 하락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대표는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의 평가액이 하락하면서 한해 동안 재산이 11억706만원이나 감소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시가격 하락 영향으로 재산이 1억~3억원 가량 줄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박주원 안산시장도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신고재산이 크게 줄었다.

재산이 많이 줄어든 권광택 충북도의원(16억7,282만원), 이영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7억5,335만원),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6억6,590만원) 등도 공시지가 하락을 재산감소 사유로 신고했다. 이밖에 자녀결혼에 따른 혼인 비용이나 재산분할, 교육비와 같은 생활비 증가 등으로 재산이 감소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반면 재산이 증가한 공직자들은 대개 주식이나 펀드, 은행예금 같은 금융 투자를 주 재테크 수단으로 삼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난 한해 동안 주가지수가 평균 45%나 급등하면서 펀드와 주식에 투자한 공직자들은 짭짤한 재미를 봤다.

지정구 인천시의원은 주식평가액 증가 등에 힘입어 1년 사이 46억4,233만원의 재산을 불려 총 신고재산 79억7,950만원으로 증가 폭 1위를 차지했다.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금융상품 투자와 예금 등으로 각각 4억,8000만원과 8억원이 넘는 재산을 불렸다.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토지와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지만 주식평가 액이 크게 늘면서 재산이 전년보다 15억원 이상 늘었다. 김기수 전직 대통령 비서관, 문태영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도 주식 및 펀드 평가액 증가로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급여저축으로 재산을 늘린 공직자도 다수 있었다.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급여저축과 이자소득 등으로 예금액을 2억6,000만원 정도 늘렸고, 임관빈 육군참모차장도 급여를 꾸준히 저축해 1년 사이 1억2,000만원의 재산을 불렸다. 이밖에 상속재산을 물려받아 재산이 크게 늘어난 공직자도 있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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