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도 '봄'이 찾아왔나.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5%(26.32포인트) 오른 1719.17로 장을 마감, 연중 고점(1,722.01포인트ㆍ1월22일) 바로 코앞까지 치고 올라갔다.
연초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 등의 긴축 리스크와 같은 해외발 악재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던 국내 증시는 최근 들어 확실히 부활 조짐이다. 3월초 1,600포인트 돌파로 시작했던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한 달간 상승곡선을 타더니 2개월 여만에 1,700포인트 고지 복귀에 성공했다.
과연 1,700선 안착, 나아가 1,800의 새 고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국내 펀드 환매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바이코리아' 계속될까
주요 증권사들은 대체로 4월 코스피지수가 1,750포인트 안팎까지는 상승, 1,700선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뿐 아니라 전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강세를 띠고 있고 글로벌 자금 흐름이 풍부해지면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피치를 올려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기 때문에 4월 주가는 연중 고점을 찍고 1,700포인트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700이후의 향방은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 열기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은 3월 한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5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1,700포인트 복귀를 견인했는데, 만약 이들의 매수세가 꺾인다면 주가 상승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한 시장의 전반적 의견은 외국인 매수 지속 쪽이다. 대신증권 최재식 시장전략팀장은 "미국의 견조한 경기회복과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글로벌 자금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다"며 "한국 증시 뿐 아니라 대만 등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형성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가 3월 내내 상승세를 보였고, 6주 연속 글로벌 뮤추얼펀드로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등 글로벌 자금시장에 돌고 있는 자금이 풍부하다. 여기에다 국내 500대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보다 48% 급증할 것으로 추정(SK증권)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외국인의 투자 심리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펀드 환매는
문제는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 못지 않게 빠져나가는 국내 자금이 적지 않다는 것.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이탈하면서 기관들의 매수 여력이 바닥난 점은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다.
과거 1,700포인트 이상에서 들어온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은 25조원 가량인데,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원금을 회복하는 수준에서 환매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 실제로 지난달 24일부터 하루 1,0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하는 등 3월 한달간 1조9,989억원이 빠져나갔다.
대우증권 이승우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기댄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데 1분기 어닝 시즌을 정점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에선 1,700포인트 안팎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환매 이탈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펀드런(대량환매)까지는 아니더라도, 환매 수요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고 때문에 외국인에게만 의존하는 '빅 랠리'는 오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 최재식 팀장은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국가들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고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도 쌓이고 있어, 4월말로 갈수록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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