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1일 "천안함 침몰 당시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미상의 물체에 포 사격을 한 것은 북한 함정이 천안함을 공격하고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날 '천안함 침몰 관련 국방부 입장'이라는 설명 자료를 통해 "지난달 26일 해군 2함대 사령부는 천안함 상황 발생 직후 해상경계 태세를 A급으로 격상하고 남쪽 49㎞ 떨어진 해역에서 경비 임무 중이던 속초함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단까지 전진 배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군이 당시 발령한 경계태세는 적 도발 위기에 대응한 작전예규상 최고등급인 '서풍1'이다.
군은 또 사건 발생 시각을 오후 9시 30분께에서 9시 22분께로 재차 정정했다. 당초 9시 45분께에서 30분께, 25분께(비공식)로 말을 바꾼 데 이어 세 번째다. 군은 "천안함 함장의 두 차례 진술, 포술장의 2함대 사령부 보고 시각, 열상감지장비(TOD)로 천안함을 녹화한 해안 경비병의 진술 등을 종합했다"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봐야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시각이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군은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해안을 지나다 침몰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의 새로운 공격형태에 대응해 지형적 이점을 이용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간담회에서 "파도가 심해 피항했다"고 밝힌 것과 다른 내용이다.
군은 그러나 기대했던 천안함 교신기록의 공개를 거부하고 이를 재구성한 설명 자료만 내놓아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에게 교신일지 공개와 민군합동조사단 참여를 공식 요구했다.
군은 이날 폭발 원인에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다만 이날 TOD 동영상 중 누락 부분을 추가로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공개했던 동영상은 오후 9시 35분께부터 시작되지만 이보다 9분 정도 앞선 오후 9시 26분께부터 녹화된 내용으로 화면에 폭발에 의한 열기의 흔적이 없었다.
반면 이날 백령도 지질관측소에서 오후 9시 21분 58초에 리히터 규모 1.5의 충격파가 잡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TNT 170~180㎏가 폭할한 위력으로 외부 폭발의 유력한 증거이지만 TOD 동영상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사고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진파가 감지됐기 때문에 폭발에 의한 사고고, 개인적으로 기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군은 사고 발생 일주일인 이날 구조 작업을 재개하려 했지만 거센 물살과 높은 파도, 강한 바람 때문에 이틀째 실패했다. 주말까지는 기상이 계속 나쁠 것으로 보여 언제 구조 작업이 재개될지 불투명하다.
군은 현재 천안함 함수(艦首)와 함미(艦尾) 진입을 위한 출입문을 각 1개씩 확보한 상태다. 군은 구조 작업과 별개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인양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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