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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故 한준위 추모행렬 - 2차 연평해전 유족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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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故 한준위 추모행렬 - 2차 연평해전 유족 조문

입력
2010.04.0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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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그 꽃다운 어린 나이에 그리 갔는데…." 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1일 새벽 50대 여성 세 사람이 조용히 방문했다.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윤영하 소령,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들이었다. 세 어머니는 2차 연평해전의 상흔이 아직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46명의 장병이 실종되고, 구조대원까지 희생된 것에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했다.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는 "한 준위와 가족들에게 조그만 힘이라도 되고 싶어 강원도에서 아침 일찍 올라왔다"며 "남을 도우려다 이렇게 되다니… 우리 아들도…"라고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우리 아들 영결식도 바로 이곳에서 치렀다"며 "여기 오니 아들 생각이 더 간절해져 장례식장 인근에 있는 사찰에 들러 절을 많이 올리고 왔다"고 말했다.

윤 소령의 어머니 황덕희씨도 "사고 소식을 접하고 8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 한잠도 못 잤다"며 "시간이 흘렀어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프다"고 애통해 했다. 이어 "우리 아들도 너무 어린 나이(당시 29)에 갔는데 왜 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조문을 마친 뒤 한 준위의 부인 김말순씨를 따로 만나지는 않은 채 조용히 빈소를 떠났다.

한편 빈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이날도 추모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부슬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이른 오전부터 조문객이 찾아와 고인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렸다.

6ㆍ25전쟁 당시 1사단장을 지낸 백선엽 장군은 빈소를 찾아 "(고인은) 전사자나 마찬가지"라며 "전우를 구출하기 위해 생명을 바친 위대한 군인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김현중 해군 특수전여단(UDT) 소령도 "아직도 얼굴이 어른거리는 한 준위가 보고 싶어 왔다"며 "백령도로 떠나기 전 얼굴을 봤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오전에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오후에는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시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김형오 국회의장이 조문했다. 일반 시민을 포함해 이날까지 참배를 한 조문객은 4,000명이 넘는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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