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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故 한준위 추모행렬 - 벽안의 군인…퇴역 장성…시민…숭고한 희생에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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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故 한준위 추모행렬 - 벽안의 군인…퇴역 장성…시민…숭고한 희생에 '눈시울'

입력
2010.04.0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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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면 안 되는데….”, “우리 오빠 또 언제 와?”

침몰한 천안함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을 하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53)의 입관식이 1일 오전 가족과 친지들의 오열 속에 1시간 동안 거행됐다.

한평생을 바다와 함께 한 고인은 해군 정복 차림으로 관 속에 말없이 누워 있었다. 생전에 그토록 찾고자 했던 천안함 실종자들을 해군 특수전여단(UDT) 동지들이 찾아주리라는 신념이 있어서인지 평온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를 떠나 보내는 유가족들과 선후배 동료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염(殮)이 시작되자 부인 김말순씨(56)는 한 준위 시신을 부둥켜 안은 채 “안돼. 가지 말아요”라며 오열했다. 아들 한상기 중위(25ㆍ육군 1사단)와 딸 슬기씨(22)도 ‘아빠’를 부르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관 뚜껑이 닫히려 하자 이생에서 보는 남편의 마지막을 가슴에 새기려는 듯 부인 김씨는 관에 엎드려 “가시면 안 되잖아요”라고 외쳤다. 한 중위는 쓰러진 어머니를 붙잡고 위로했지만 아버지를 보내야 한다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연신 눈물을 훔쳤다.

군의관들이 고 한 준위의 관을 태극기로 감싼 후 옮기자 고 한 준위의 여동생은 “우리 오빠, 이제 가면 또 언제와”라며 관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남편을 차마 보낼 수 없는 듯 부인 김씨도 관을 잡고 한동안 놓지 않았다.

“이제 그만 보내드리자”는 딸 슬기씨의 말에 김씨는 “미안해요. 당신한테 잘 못해줘서 미안해요. 잘 가요”라며 바닥에 쓰러진 채 두 손으로 가슴을 쥐어 뜯었다. 고 한 준위의 여동생도 “오빠 잘 가. 잘 가. 잘 가”를 연신 되뇌었다.

고인의 시신은 군의관들의 묵념과 스님들의 반야심경 독경을 뒤로 한 채 냉동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김씨는 남편을 한번이라도 더 보려는 듯 냉동실 문을 쓰다듬으며 마지막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슬기씨는 “아빠는 일에 있어서 평생 실수를 몰랐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워낙 급박하다 보니 처음이자 마지막 실수를 하셨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더 많은 것을 자식들과 후배들에게 남기셨다”고 울먹였다.

고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해군장으로 거행된다. 고인의 유해는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다.

한편 고 한주호 준위의 유족은 ‘교전 중 전사자’ 수준의 보상금을 받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사망보상금(계급에 상관없이 소령 10호봉 보수 월액의 72배) 1억8,000만원이 지급된다. 또 퇴직 수당 7,524만원, 사망조의금 1,140만원을 받는다. 이밖에 유족 연금은 매달 247만원, 보훈연금은 매달 94만8,000원씩 받는다.

이에 따라 한 준위 유족은 최대 2억6,664만원의 보상금과 매월 341만8,000원의 연금을 받게 된다. 이와 별도로 국민 성금이 모아질 경우 위로금이 따로 지급될 수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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