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륙의 남쪽에 위치한 섬나라 스리랑카는 일명 ‘실론티’라고 불리는 명품 홍차의 원산지여서 ‘실론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원래 영국의 귀족들이 즐겨 마셨던 홍차는 이제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마실거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우리가 마시는 홍차에는 남모를 눈물과 설움이 녹아있다.
2일 밤 11시 50분에 방송되는 MBC ‘세계와 나 W’는 실론티를 만드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삶과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한국인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스리랑카 중남부에 있는 누와라엘리야 홍차 농장. 이곳은 ‘동양의 스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그러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가까이서 본 홍차밭에서는 스리랑카의 최하 천민계층인 타밀족 여인들이 고된 노동에 짓눌려 살고 있다.
“하루에 20kg 정도의 찻잎을 따야 일당을 받을 수 있어요.” 올해로 24년째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조디는 온종일 일해 받는 돈이 아이들을 키우는데 턱없이 부족하지만 신분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어 홍차밭을 떠날 수 없다. 타밀족은 200년 전 영국인들에 의해 인도 남부지역에서 끌려와 스리랑카의 홍차농장에 강제로 투입됐다. 그리고 지금껏 고된 노동과 천대에 시달리며 고통을 대물림하고 있다.
모두가 외면하는 타밀족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 한국인 선교사 이문성, 이수영 부부. 그들은 10년 전 처음 홍차농장으로 여행을 왔다가 일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스리랑카에 정착했다. 아내는 보육원을 운영하고 남편은 타밀족 아이들로 축구팀을 만들어 그들의 아픔을 달랜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의 요지경 지방선거 현장과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윈난성의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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