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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北소행" "新북풍" 입맛따라 각색… 음모론 확대 재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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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北소행" "新북풍" 입맛따라 각색… 음모론 확대 재생산

입력
2010.04.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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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사고가 이념논쟁의 거친 도마 위에서 난도질되는 분위기다. 보수ㆍ진보진영이 실체적 진실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를 입맛대로 부풀리고 정치적 색깔을 입히는 고질병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최전방지역에서 아군이 대규모 피해를 입은 안보사안인데다 침몰원인이 여전히 불투명한 탓에 특히 인터넷에선 음모론까지 겹쳐져 갈수록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보수성향의 인터넷사이트에는 '피격' '보복''전쟁' 등의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최근 기뢰에 인한 침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아예 북한 소행으로 단정짓는 분위기다. 'Boza'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1일 조갑제닷컴에서 "모든 정황으로 볼 때 북괴의 아주 계획적인 야간 공격의 산물"이라며 "청와대 인사들의 애국, 반공 교육의 부족 탓"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비전원'이라는 네티즌은 "2009년 11월10일 북한 함정이 우리 군에 의해 대파되면서 북한이 잠수정을 통한 어뢰공격으로 보복한 것"이라고 몰아갔다.

보수논객 조차 신중함을 잃고 '북한소행론'을 거들고 있다. 심지어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북한이 전혀 관련이 없다고 아무리 믿으려 해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북쪽을 겨냥했다.

반면 진보쪽에서는 '북풍' '사건은폐'등 음모론을 동원해 정부를 공격하는 빌미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디 '매버릭'은 진보사이트인 '아고라'에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등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이명박 정부가 지방선거가 패할 것 같으니 천안함 사고에 북한을 끌어들여 선거에서 이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혼불'은 포털사이트에 "참여정부에서는 국방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 하야까지 할 사건"이라며 "정권 유지를 위해 사건이 은폐되고 있다"고 조작설을 내세웠다.

특히 청와대가 '북한 관련성'을 명확히 하지 않는데 대해 보수는 보수쪽대로, 진보는 진보쪽대로 불만을 터뜨리는 코미디 같은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한 보수성향 네티즌은 "김정일과의 면담이 깨질까 봐 북한 관련 내용을 은폐하고 있다"고 억측한 반면 진보성향 네티즌은 "보수진영의 눈치 때문에 청와대가 근거 없이 북한과의 연루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각 진영이 자신들의 이념적 틀로 해석하고 있다"며 "사고원인이 계속 불명인 채로 유지된다면 향후 보혁세력 간의 정치적 이슈들에 계속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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