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달리 너무나 싱거웠다.
KT&G와 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어느 한쪽의 완승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조직력이 빼어난 KT&G와 14연승으로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는 등 분위기를 탄 GS칼텍스의 백중세가 전망됐다. 하지만 박삼용 KT&G 감독은 GS칼텍스에 대한 안성맞춤 전술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KT&G가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10 V리그 여자부 PO 3차전에서 3-0(25-19 25-23 25-19)으로 GS칼텍스를 꺾고 시리즈 전적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KT&G는 지난 2시즌 동안 2위를 차지하고도 PO에서 번번이 탈락한 징크스를 말끔히 씻어냈다. 2005 시즌 원년 V리그 우승팀인 KT&G는 5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해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노리게 됐다.
이성희 GS칼텍스 감독은 “모든 면에서 졌다. 상대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했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적장이 시인했듯이 박삼용 감독은 GS칼텍스 대비 ‘맞춤형 포메이션’과 ‘데스티니 봉쇄’로 2007~08 시즌 PO 패배를 설욕했다.
박 감독은 PO 진출이 일찌감치 확정된 6라운드부터 포메이션에 변화를 가했다. 라이트 몬타뇨를 레프트로 이동시키는 등 PO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몬타뇨를 상대 용병과 맞물리게 한 용병술은 PO에서 빛을 발휘해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또 박 감독은 데스티니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완성된 맞춤형 수비 포메이션으로 데스티니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박 감독은 “무엇보다 상대 공격의 축인 데스티니에 대한 연구를 선수들과 철저히 했다. 움직임과 위치에 따른 데스트니의 동선을 파악한 뒤 세운 수비 포메이션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초반부터 수비 조직력이 빛난 KT&G는 여유롭게 경기를 리드해 나갔다. ‘아줌마 용병’ 몬타뇨(31점)의 위력을 발휘한 데다 김사니의 현란한 토스워크는 상대 블로킹을 요리저리 피하며 공격수에게 연결됐다. 승부처인 2세트에서 24-23으로 한 점 차까지 쫓긴 KT&G는 김사니가 몬타뇨에게 노블로킹 백어택을 만들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KT&G는 7일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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