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로 개교 54주년을 맞는 한남대는'국제화'와'지역밀착'이란 두 날개로 날고 있다.
그 날개짓의 에너지원은'기독교 정신'이다.
1956년 설립된 한남대는 출발부터 국제화한 대학이었다. 미국에서 온 선교사들이 세운 대학이어서 미국의 선진 교육체계와 영어 교육 기반이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지난 3.1절에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윌리엄 린튼 초대학장을 비롯해 많은 선교사들이 설립 초기부터 학생들을 영어와 한국어로 교육하며 세계를 바라보도록 이끌었다. '영어가 강한 대학'이란 전통적인 평가를 받는 데는 다른 대학에 비해 역사적으로 영어교육의 인프라가 뿌리 깊기 때문이다.
그 전통을 이어 2005년 신설한'린튼 글로벌칼리지'는 외국에 가지 않고도 유학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영어전용 국제대학이다. 해외 캠퍼스를 옮겨온 것처럼 모든 교수진과 행정직원, 기숙사 사감까지 외국인이며, 학생들은 수업과 학내활동 전과정에서 영어를 사용하며 글로벌 리더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남대 학생들은 70%가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출신이다. 따라서 한남대는 국제화와 더불어 지방화를 비빔밥처럼 잘 조화시킨'글로컬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과학도시, 국방도시' 대전을 대표하는 명문사학으로서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대덕밸리캠퍼스를 조성하고 대덕의 연구기관 및 벤처기업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산ㆍ학ㆍ연 복합 클러스터링 대학'인 대덕밸리캠퍼스에는 생명ㆍ나노과학대학과 산학협력단, HNU사이언스파크(창업보육센터), 한남-프로메가 BT교육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최근 한국의 대표적 생명공학 기업인 (주)LG생명과학이 20억원 상당의 바이오 생산시설 일체를 기증하는 등 대덕밸리캠퍼스는 나노ㆍ생명 신소재 연구 및 생산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하나의 지역밀착은 국방 분야이다. 대학 인근에 계룡대(3군본부)와 자운대(3군대학) 등이 위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국방전략대학원'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 'M&S(Modeling and simulation)연구소'를 설립해 국방과학연구소(ADD)나 군 관계기관의 정년퇴직자들이 퇴직 후 후속 연구와 후학 양성에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
■ 김형태 총장 "기독교적 인성교육, 신뢰형 인재 배출할 것"
"똑같은 계곡의 물이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을 만들고 젖소가 먹으면 우유를 만듭니다."
한남대 김형태(64ㆍ사진) 총장은"기술과 지식은 가치중립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성품이 더 중요하다"며 "적어도'한남대 출신이라면 회계장부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오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대학 경영에서 3가지 기준을 늘 생각한다. 국제화를 위한'글로벌 스탠다드', 지역밀착을 위한'로컬 스탠다드', 기독교신앙의'비블리컬(성경적) 스탠다드'이다. 그는"이런 기준으로 교육하면 한남대 졸업생들은 지역사회에서, 또 국제무대에서 환영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총장은 최근'원형(原型)회복'과'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기치를 내걸고 기독교적 창학정신을 되찾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우리 대학 최초의 건물인 린튼기념관의 지붕을 설립 당시의 기와지붕으로 복원하는 것도 선교사들의 설립정신을 복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총장의 철학에 동감해'환경미화원 여행 보내드리고 대신 청소하기'과 무감독 시험, 쓰레기 제로 캠퍼스 조성, 버스에서 자리양보 운동 등을 펼치며 정직하고 헌신적인 리더십을 기르고 있다.
김 총장은"앞으로 학부모와 기업들로부터'한남대에 가면 사람 된다''한남대 출신이면 채용하겠다'는 평판이 나올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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