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일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일부 항목에서는 시간대별 상황까지 자세하게 적시하며 군에 쏟아지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북한 잠수함(정) 활동
국방부는 사고 전후 북한 잠수함(정)의 활동에 대해 "현재는 당시 사고 인근 수역에서 북한의 잠수함(정) 활동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고, 투입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양한 정보 자산을 활용해 북한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으며 특히 침투 자산인 잠수함(정) 반잠수정 등과 같은 선박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철저히 추적 관리하고 있다"는 게 이 같은 판단의 배경이다. 국방부는 다만 "잠수함(정) 활동을 포함한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사고 원인을 조사해 밝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선보다 못한 해군 함정 비판
침몰한 천안함의 함미(艦尾)를 탐지한 것이 어선인지, 해군인지에 대해 국방부는 당시 어선의 도움을 받은 것은 맞지만 '어군탐지기보다 못한 해군 함정'이라는 지적에는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28일 오후 3시 37분께 어선(해덕호)으로부터 "1구역에서 수중 물체를 포착했다"는 통보를 받았고, 기뢰탐색함(소해함) 옹진함이 오후 9시 34분께 해당 수역에 도착한 뒤 탐색을 실시해 오후 10시 31분께 미식별 수중 물체를 포착했다. 영상 판독 결과, 길이 32m에 폭 10m의 천안함 함미로 밝혀졌다. 다만 기뢰탐색함이 도착하기 전 현장의 해군 초계함이 선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초계함에 탑재된 음파탐지기의 특성 때문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도록 수평 방향의 탐지빔 패턴으로 돼 있어 바다 밑바닥의 목표물을 탐지하는 능력은 제한된다는 것이다. 반면 어군탐지기는 탐지빔 패턴이 수직 방향이어서 해저 목표물을 탐지하는 데 적합해 군은 기뢰탐색함이 도착하기 전 어선 지원을 요청했다.
구조 전력 지연 도착 논란
국방부는 현재 구조 현장에 투입돼 있는 함정 및 대원들의 투입 과정을 시간대별로 공개하며 지연 도착 의혹을 방어했다. 이에 따르면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은 사고 직후인 26일 오후 9시 55분께 비상 소집돼 출동 준비 후 3시간 뒤인 27일 새벽 1시께 육로로 출발해 경기 평택시로 갔다. 이들은 여기서 헬기를 타고 이튿날 오전 10시 3분께 백령도에 도착했다. 또 수상구조함인 광양함은 당일 밤 10시 즉각 출항했고, 상륙함인 성인봉함은 27일 오전 0시 30분께 출항했다. 기뢰탐색함 옹진함과 양양함은 27일 오전 4시 40분께 출동 지시를 받고 오전 7시 20분께 진해기지를 떠났다. 함정들은 출항 이틀 정도가 지난 후 현장에 도착했는데 이는 함정들이 모두 현장과 거리가 먼 진해기지에서 출발한 데다 전투함과 달리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뢰탐색함과 관련, 국방부는 "전력 운용상 효율적으로 판단해 진해기지에서 운용하고 있으나 2013년 이후 추가 전력이 확보되면 분산 운용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장 역할과 해군의 초기 구조 노력 미흡 지적
천안함장은 우선 집결한 20여명이 선체를 수색해 생존자 30여명을 구조하도록 지휘했고, 오후 11시 10분께 마지막으로 함을 떠나는 등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오후 9시 58분께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해군 고속정이 구조에 나섰지만 천안함의 침수 정도가 심각하고 높은 파도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했다. 천안함 승조원들도 고속정이 접근할 경우 충돌해 물에 빠지거나 선체가 파손될 것을 우려해 접근을 말렸다. 이에 따라 고속정은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주변을 수색해 추락한 승조원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고 이후 인천해양경찰서 고속단정이 도착했다.
천안함 정비 부족 의혹
천안함의 정비 부족이 침수로 이어져 침몰 원인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주기적 정비로 최상의 성능을 유지한 상태에서 작전을 수행한다"고 부인했다. 천안함은 3년마다 받는 정기정비를 2008년 실시했고, 지난해에는 야전정비 2회와 자체정비 1회, 올해 2월에는 자체정비를 한 차례 실시했다. 장비 고장으로 작전 임무를 중지한 적은 없었고, 2008년 정기정비 중 선체를 육상에 들어올려 확인한 결과, 선저를 포함한 선체 마모도와 노후도에서 특이 사항이 없었다.
생존자 입 단속 이유는
함장이 구조 직후 생존자들을 모아놓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것은 구조자들의 심리적 안정이 우선 필요했고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국방부는 해명했다. 최근 신세대 병사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입 단속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뭔가를 숨기려 했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방부는 향후 사안이 진정되는 대로 생존자들의 증언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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