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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지표 발표시간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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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지표 발표시간 '오락가락'

입력
2010.04.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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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 동향, 소비자물가 동향, 고용 동향.

통계청이 작성하는 52개 통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로 꼽히는 세 가지다. 이 통계가 발표되면 언론은 늘 주요기사로 즉각 보도하고, 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통계청은 이 달부터 이들 통계의 공표시간을 오후 1시30분에서 오전 8시로 앞당긴다고 1일 밝혔다. 통계가 금융시장이 열려있는 동안 발표되는데 따른 시장 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개장 전 통계를 발표함으로써 언론이 시간여유를 갖고 통계를 분석해, 보다 정확한 기사(정보)를 시장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2006년5월 이전만 해도 통계발표시간은 오전 7시30분이었다. 이걸 별안간 1시30분으로 늦춘 것은 바로 통계청 스스로였다. 당시 통계청은 "직원들이 언론브리핑을 위해 새벽에 대전청사에서 과천청사로 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댔는데, 실제론 아침에 통계자료를 발표하면 석간신문 위주로 보도가 되어서 홍보효과가 적은데다 일부 매체들이 통계를 악의적으로 해석해 보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4년이 지나, 통계청은 발표 시간을 원위치 시켰다. 아침 브리핑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통계청 직원들의 체력이 좋아져서인지, 정권이 바뀌어서 석간매체 중심의 낮은 홍보효과나 왜곡문제가 없어졌다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통계발표시간은 이제 아침으로 환원됐다.

냉정히 따지면 주요 통계는 장중을 피해 발표하는 게 맞다. 그래서 이번 결정 자체는 옳다고 본다. 하지만 아무리 지난 정권 때의 일이라 해도, 지난 4년의 잘못된 상황과 정부 멋대로 발표시간을 옮기는 행태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는지.

한국의 경제통계는 더 이상 한국언론, 한국시장용이 아니다. 전 세계의 언론과 시장참여자들이 모두 주시한다. 명색이 G20의장국까지 된 나라에서 통계발표 시간을 정부가 자기 구미대로 당겼다가, 늦췄다가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통계에도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것이 있다. 통계발표시간 조정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이영창 경제부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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