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의 최전방 접경 마을에서 천연기념물인 산양 7마리가 잇따라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번 겨울 강원 영동지역의 잦은 폭설이 원인으로 추정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강원 양구군은 31일 "방산면 두타연 마을에서 7~8년생 산양 암컷과 수컷 각 1마리를 20일 발견한 데 이어 같은 날 인근 동면 비아리에서도 1년생 새끼 산양 2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8일과 지난달 20일에도 이 일대에서 암컷과 수컷 각 1마리, 지난해 11월에도 방산면 천미리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2년생 암컷 산양이 죽은 채 발견되는 등 양구 지역에서 최근 5개월 동안 죽은 산양만 7마리에 이른다.
양구군은 아사(餓死)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부분 민통선 내에서 발견됐으며 올무나 덫 등 엽구(獵具)에 의한 외상이 없었던 점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군 관계자는 "강원대 동물병원 측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약물 등 특이한 사망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겨울철 눈이 많이 내려 먹이를 제대로 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멧돼지, 고라니도 죽은 채 발견됐다는 일부 주민들의 목격담도 있다.
산양은 천연기념물 217호로 지정된 멸종위기종이며 전국적으로 690~784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양구군 내 두타연, 평화의 댐 인근, 비무장지대 일원에 모두 1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양구=박은성 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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